“스위스도 적용한 살찐고양이법…분배 방법 논의 촉발 자체로도 의미있다”
내년도 최저임금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가 법인 임직원의 최고임금을 제한하는 일명 ‘살찐 고양이법’을 제안해 화제가 되고 있다.
심 대표는 2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고임금을 최저임금의 30배로 정하고 법인이 소속 임원이나 근로자에게 최저임금의 30배 이상을 지급하지 못하도록 하는 최고임금법을 발의한다고 밝혔다.
이를 어긴 법인과 개인에 대해 과징금과 부담금을 부과하며 허위신고하거나 신고하지 않은 법인에 대해 5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했다. 이를 모아 사회연대기금을 설립, 최저임금자, 저소득층, 비정규직 등을 지원하는데 사용하자는 것이다.
2014년 10대 그룹 상장사 78곳의 경영자의 보수는 일반직원의 35배, 최저임금의 180배였다. 또 323개 공기업 중 이사장의 연봉이 1억5천만원을 넘는 곳은 무려 130곳이었다.
반면 200만원도 못 받는 노동자는 1100만명에 달한다. 최저임금 협상에서 경영계가 동결하자고 주장하는 시간당 6030원을 기준으로 하면 월급은 126만원에 불과하다. 가방에 컵라면을 넣고 다니며 일했던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 희생자 김모군의 월급은 144만원이었다.
심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유럽에 살찐 고양이법이라고 있다”며 “살찐 고양이들 살 들어내는 거, 그게 고통분담”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졸라맬 허리띠도 없는 사람, 무슨 고통분담을 하나”라고 반문했다.
| ※살찐고양이법 : 천문학적으로 높은 기업 경영진의 보수를 규제하는 법 [최고임금법 주요내용] 가. 법인 임원 등의 과도한 임금 등을 제한함으로써 소득재분배의 효과를 제고하고 경제주체 간의 조화를 통하여 소득재분배를 제고하는 것을 목적으로 함. (안 제1조) 나. 이 법은 법인의 임원 및 근로자에게 적용되며, 법인은 법인세법 상 비영리법인을 제외한 내국법인을 대상으로 함.(안 제2조제1항부터 제4항까지) 다. 최저임금액의 30배를 최고임금액으로 하고, 법인 등이 소속 임원이나 근로자에게 최저임금액의 30배 이상을 지급하지 못하도록 함.(안 제2조제6항, 안 제5조제1항) 라. 법인 등은 최고임금액 이상을 지급받는 자의 명단을 국세청장에게 제출하도록 함.(안 제5조제2항) 마. 최고임금액 이상 지급된 액수는 손금불산입하며, 그 초과 액수에 대해서는 임금 등을 받은 자에 대해서는 부담금을, 임금 등을 지급한 법인 등에 대해서는 과징금을 부과함.(안 제6조, 제7조, 제8조) 바. 기획재정부장관은 최고임금액을 최저임금액 고시일로부터 1개월 이내에 관보에 고시하도록 함.(안 제4조) 사. 부담금, 과징금, 과태료 수입 등으로 사회연대기금을 만들어 최저임금자, 저소득층, 비정규직 지원 사업 등에 사용하도록 함.(안 제13조, 제14조, 제16조) 아. 최고임금액 초과 지급받는 자 명단을 허위 신고하거나 신고하지 않은 법인 등에 대해서는 5,000만원 이하의 과태료에 처함.(안 제21조) |
노혜경 시인은 “법인 임직원의 최고임금과 최저 임금 격차를 줄이는 법안에 살찐 고양이법이란 이름을 붙인 기발함에 감탄한다”고 말했다.
노씨는 “살찐 고양이는 두 가지 이유로 반드시 살을 빼 주어야 한다”며 “고양이가 살이 찌는 것은 과식 때문이 아니라 수분부족과 염분 많은 식량에 의한 불건강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때문에 “살찐 고양이들은 신부전증 등으로 오래 못 산다”며 “살을 빼주려면 건강하고 균형잡힌 식사와 깨끗한 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씨는 심 대표의 법안에 대해 “삐쩍 마른 고양이(최저임금)를 위할 뿐 아니라 살찐 고양이(최고임금)를 위하는 길이기도 하다”며 “공동체의 살찐 고양이들이 먹어대는 과잉임금이라는 질나쁜 식사를 공정임금이라는 질좋은 식사로 바꾸자”고 지지했다.
SNS에서는 “살찐 고양이법이라는 이름을 보면서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겠다는 심상정 의원을
응원하고 싶습니다”, “스위스도 적용한 일명 살찐 고양이법! 최고임금법 적용 좋은 방안이다”, “살찐고양이법은 이름이 너무 귀엽자나”, “살찐 고양이법이 가결이 안 된다 해도 분배의 방법에 대한 논의의 기회가 된 것만으로 그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등의 의견이 올라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