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재열 “횡설수설 코너명에 충실한 글”..SNS “동아의 몰락이 불쌍하다”
“전두환과 이순자의 천생연분”이란 제목의 <동아일보> 칼럼이 화제다. 5.18민주화운동 36주기 당일 ‘횡설수설’ 코너에 게재된 해당 칼럼은 ‘광주학살’의 주범 전두환과 그의 아내 이순자의 연애담을 구구절절 설명하고 있다.
최영훈 수석논설위원은 ‘횡설수설’에서 “육사 3년 차 생도 전두환은 그때 진해여중 2학년 이순자와 운명적인 만남을 한다”, “경기여고 3학년 때 전두환 중위와 재회하고 사랑에 빠진다”, “아저씨라고 부르던 전 중위가 보낸 연애편지를 들켜 교장실로 불려가 꾸중을 듣고 눈물을 흘리는 일이 잦았다”는 등 이들의 연애담을 전했다.
그뿐 아니라 “선배 장군들을 회식자리로 불러, 술이 몇 순배 돌아 주흥이 무르익으면 선배의 지갑을 빼앗아 돈을 꺼내 부하들에게 나눠줬다. 그러니 선배 장군뿐 아니라 부하들도 통이 큰 그를 좋아하고 따랐다”며 젊은 시절 전두환의 품성(?)을 소개하기도 했다.
또 “보안사령관 때도 기업인이 봉투를 놓고 가면 부하들이 보는 앞에서 꺼내 ‘통이 작구먼, 500만 원밖에 안 돼’라며 부하들에게 나눠줬다”는 일화도 덧붙였다.
‘횡설수설’은 “(백담사 유배 당시) 분노했다기보다 무서웠다”는 이순자 씨와 “일생일대의 실수가 노태우 대통령 시킨 것”이라는 전두환의 발언을 전하며 “두 사람은 참 천생연분이다”라는 말로 끝을 맺는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은 18일자로 게재된 해당 칼럼을 ‘오늘의 나쁜 신문보도’로 뽑았다.
민언련은 “이런 칼럼을 5.18 당일에 내놓는 동아일보가 아들의 시신이 담긴 관 앞에서 우는 어머니의 사진을 놓고 ‘택배’라 지껄이며 지역비하와 혐오를 조장하는 ‘일베’와 무엇이 다른가”라며 “한국의 대표적 종합일간지의 간판 칼럼에서 이런 글을 내놓은 동아일보. 이는 명백한 광주 영령은 물론 우리 민주주의에 대한 모독”이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온라인상에서도 비난이 잇따랐다. <시사인> 고재열 문화팀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횡설수설. 이라니까... 코너명에 충실한 글”이라고 힐난했다.
또 김형민 SBS CNBC PD는 “도대체 동아일보는 어디까지 추락할 셈인가”라며 “동아일보 퇴직 기자들이라도 그 앞에서 데모해야 하는 거 아닌가 모르겠다. 오늘(5.18) 이런 기사를 싣는다는 건 정말”이라고 지적했다.
네티즌 ‘이**’도 “진짜 횡설수설하고 있다고 봐야 하는지.. 하필이면 5.18에 이 따위 글을 올리는 게 정신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 아니면 5.18을 흠집 내려는 다분히 의도된 정치적 행위인지 모르겠으나 어떠한 경우든 이 신문사의 수준을 극명하게 보여 주는 것이다. 동아일보의 몰락이 불쌍하다”고 개탄했다.
이밖에도 해당 칼럼에는 “5.18 때 독재자 연애담 올려놓는 무매너라니.. 이러니 조중동 소릴 듣지”, “가족을 잃고 억압당하고, 피눈물을 흘린 이들을 두 번 울리지 말라”, “도대체 동아일보가 정신이 있는 신문사인지 의문스럽네”라는 등 비판 댓글이 달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