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 5월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관련 보건의약단체 간담회의 결과와 향후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사망자 38명, 세계 최고 수준 치사율 20%를 기록한 ‘메르스 사태’에 책임을 지고 경질됐던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으로의 복귀가 유력해 반발이 일고 있다.

공적연금강화 국민행동은 28일 오전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 전 장관은 38명의 소중한 목숨을 앗아간 메르스 사태 확산에 대한 책임으로 경질된 사람”이라며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내정 철회를 요구했다.

또 “지난 5월 여야가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를 합의했을 때, ‘1,700조 세금폭탄론’, ‘보험료 두 배 인상론’, ‘세대 간 도적질’ 등 온갖 왜곡되고 선동적인 발언으로 그 합의를 번복시킨 장본인”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한국개발연구원 재직 시절 법인카드를 가족들과 외식하는 데 사용하는 등 공금을 유용한 바 있다”고 비판했다.

국민행동은 “공단 이사장은 대통령 임명직이라는 점을 미뤄 청와대의 언질이 있었을 것”이라면서 “문 전 장관이 재직시절 기금운용본부 공사화를 적극 추진했기 때문에 이를 위해 이사장으로 임명하려는 것 아니냐”고 청와대 내정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국민행동은 “국민들의 우려를 전달하고자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공식적인 면담을 요구하였으나, 일정이 바쁘다는 이유로 면담을 회피하고 있다”면서 문 전 장관 내정은 “국민의 노후도 위험에 빠뜨리겠다는 것이며,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반대했다.

앞서 지난 14일 마감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공모에 막판까지 지원자가 없다가 문형표 전 장관을 포함 총 3명이 최종 지원했다.

이중 1명이 서류심사에서 탈락해 남은 2명이 지난 21일 임원추천위원회의 면접을 봤다. 면접 직후 임원추천위는 법규정에 따라 2명을 정진엽 복지부 장관에게 추천했다. 정 장관은 이중 1명을 이르면 28일 대통령에 임명 제청할 예정이다.

▲ 공적연금강화 국민행동 회원들이 21일 오전 서울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에서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선임 반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직은 최광 전 이사장이 기금운용본부의 공사화 방안을 반대해 복지부와 갈등을 빚다 지난 10월 27일 사퇴하면서 공석이 됐다.

당시 정진엽 장관은 “기금운용본부를 공사화하는 것이 정부의 기본안”이라고 밝혔고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기금운용본부 공사화가 속도감 있게 추진돼야 한다”며 정부 입장을 압박했다.

현재 500조원 가량의 기금을 쌓아놓고 운용하는 국민연금공단은 국내외 금융시장에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는 ‘큰손’이다.

문형표 전 장관은 지난 5월 발생한 메르스 사태에서 초등 대응에 실패하고 우왕좌왕하면서 의료계‧관광업계 등에 타격을 입히며 8월 4일 전격 경질됐다.

총 확진자 186명, 사망자 38명, 격리자 1만6752명과 세계 최고 수준의 치사율 20%를 기록하며 감염사태 발생 218일 만인 지난 24일에서야 종식됐다.

경질된 지 5개월도 안된 인사의 복귀 가능성에 대해 네티즌들은 “서민들은 일 못하면 쉽게 자를 수 있게 법을 개혁하면서 이미 무능력으로 인증한 사람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wjd*******), “문형표가 무능한 건 메르스때 입증이 됐는데 눈가리고 아옹하는 식의 모집으로 앉혀놓고 국민연금 말아먹고 일부는 인마이포켓하겠다는 가카의 강력한 의지냐”(라*), “경질됐으면 다른 일을 맡긴다는 건 상식에 어긋난 것 일텐데... 아 몰랑?”(비개***), “국민연금 사태도 오겠군ᆢ, 다 말아먹는다”(쩌니**), “문형표의 초기진압이 안되어 결국은 수십명이 돌아가셨는데 연금공단 이사장에 또?”(늘처음**), “국민연금 500조 몽땅 탕진하겠다는 뜻 아니냐”(보조***) 등의 의견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