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연국 대통령비서실 신임 대변인이 25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임명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청와대가 정연국 MBC 시사제작국장 겸 <100분토론> 앵커를 신임 대변인에 임명하자, MBC노조와 기자협회가 ‘현직 공영방송 언론인이 양심을 저버리고 정권의 품에 안겼다’고 비판, 정 국장의 행보를 규탄했다.

MBC기자협회는 26일 <MBC 기자들은 부끄럽습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불과 며칠 전까지 불편부당함을 내세우며 토론을 진행하던 언론인이 소명의식과 책임감, 자존심을 모두 버린 채 핵심 권력자인 대통령의 입노릇을 하기 위해 정권의 정점을 향해 뛰어들었다”고 비판했다.

기자들은 정 국장의 이 같은 행보는 ‘선‧후배 동료 기자들은 물론 공영방송 MBC 얼굴에도 씻기 어려운 먹물을 뒤집어쓰게 했다’면서 “일선 현장에서 사명감을 갖고 MBC의 뉴스와 시사교양 프로그램을 만드는 기자들은 이제 어떻게 우리 보도가 공정하고 신뢰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라고 개탄했다.

MBC노조도 같은 날 성명을 내고 정연국 신임 대변인을 “2012년 파업 이후 MBC 보도‧·시사 프로그램의 주요 수뇌부 책임자로서, MBC 보도·시사 프로그램의 공정성과 신뢰도 추락에 직접적으로 관련된 인물”이라고 소개, 그가 “공정성과 신뢰도‧선호도 모두 처참하게 망가져버린 MBC 보도‧시사 프로그램들을 무책임하게 뒤에 남겨두고 청와대로 직행, 대통령의 입이 되었다”고 비난했다.

노조는 또 “사측은 그간 노동조합에 대해 툭하면 정치색을 덧씌워 비방을 일삼곤 했다”고 지적하며 “MBC 사측이 이번 사태에 대해 무슨 말을 할 것인지 궁금하다”고 밝혔다.

이어 “공영방송 MBC 앵커로서 쌓은 이미지와 경력을 이용해 정치권력의 정점으로 치달은 인사에 대해 왜 사측은 꿀먹은 벙어리가 되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사측을 향해 “정연국 전 MBC 시사제작국장의 정치적 행보를 규탄하고, 공정하고 불편부당한 언론사로서 존재해야 할 MBC의 이미지를 치명적으로 훼손한 데 대해 책임을 물으라”고 요구했다.

더 나아가“ 청와대에도 이 같은 인사 조치에 대해 강력히 유감을 표명하고, MBC가 정치색을 띤 것으로 인식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초래된 것에 대해 시청자들에게 사과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