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발표를 앞두고 여야가 정면 충돌 양상을 보이고 있다. 새누리당은 국민대통합을 위해 단일 역사교과서 마련이 필요하다는 반면 야당은 ‘친일 독재 미화 의도’로 규정하고 총력 저지에 나섰다.

10일 신의진 새누리당 대변인은 구두논평을 통해 “통합된 역사관을 가진 미래 인재 양성은 정치권과 학자 등 기성 세대들이 지혜를 모아서 뚫고 나가야 할 문제”라고 야당의 공세를 ‘이념 논쟁’으로 규정했다.

신 대변인은 “미래 세대들에게 헌법 정신에 입각해 통합된 역사관을 제대로 가르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가에 여야는 머리를 맞대야 할 것”이라며 “특히 이를 빌미로 야당이 예산 논의나 국회 일정마저 지연시키려 한다면 국민들이 정치권을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새정치민주연합 한정우 부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한국사 국정교과서는 수많은 문제점을 야기한다는 점에서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며 4가지 이유를 들었다.

▲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논란속에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새정치민주연합과 정의당 등 야당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들이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제공 = 뉴시스>

한 부대변인은 “첫째, 국정교과서는 헌법정신에 위배된다”며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화는 교육에 대한 국가의 독점적 지배를 용인함으로써 교육과정 선택의 권리를 박탈하는 등 학문의 자유, 언론·출판의 자유, 표현의 자유와 같은 헌법적 가치에 정면으로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둘째, 국정교과서는 정권홍보물과 같은 교과서”라며 “우리의 역사에서 보듯, 정권의 노골적인 역사개입 유산이었던 유신시대 국정교과서의 폐해를 우리 국민들은 몸소 겪은 바 있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친일·독재를 미화하는 정권교과서를 배우게 해야 한단 말인가”라고 주장했다.

또한 한 부대변인은 세 번째 이유로는 국정교과서는 국가의 품격을 떨어뜨릴 것이라고 꼽았고, 마지막으로는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반대하는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면서 전국 대학 교수들과 역사교사 2252명의 ‘국정화 반대 선언’ 등을 언급했다.

새정치연합은 국정화 저지를 위한 장외투쟁부터 주요 법안 및 예산안 처리 연계 등을 검토하는 등 역사 교과서 국정화 방침을 막기 위한 총력 저지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도 오는 11일 국회에서 당정협의회를 열고 계획을 조율하는 등 국정화 추진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