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19대 국회의 국정감사가 종료되는 8일 ‘역대 최악의 졸속 국정감사’라고 혹평했다.

경실련은 이날 평가 보고서를 통해 “19대 국회 국정감사는 여야 간 정쟁, 의원들의 준비부족, 피감기관의 자료제출 거부 등으로 파행과 부실·맹탕 국감을 되풀이했다”며 “정쟁과 보여주기식 구태 등 정책 실종, 민생 외면이 여전해다”고 비판했다.

또한 “행정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라는 국감 본연의 기능보다는 지역구 챙기기에 혈안이 된 의원들의 행태로 제대로 된 국감이 이루어지지 못했다”며 “국감 중반에는 총선 공천룰을 둘러싼 여당의 당내 계파 갈등과 당 혁신안을 둘러싼 야당의 계파 갈등으로 정책국감의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졌다”고 맹비판했다.

경실련은 그동안 발표해 왔던 우수의원 선정 대신 ‘최악 상임위’와 ‘구태 의원’, ‘불성실 피감기관장’을 선정해 발표했다.

‘최악 상임위’로는 안정행정위원회와 정무위원회, 보건복지위원회가 선정됐다. 경실련은 “안행위는 막말과 고성, 파행을 거듭했고, 정무위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증인채택 이후 자료준비 부족, 핵심 벗어난 질의, 정책대안 부실 등 ‘맹탕 국감’을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복지위는 메르스 증인채택 문제로 여야간 정쟁을 거듭하다 감사가 완전히 무산되었다는 이유를 들었다.

▲ <사진제공 = 뉴시스>

‘구태 의원’으로는 행정부의 권한남용과 예산낭비에 대한 감시와 견제보다는 지역구 현안을 챙기거나, 문제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한 채 질의에 나서고 화제성을 의식한 무리한 보여주기식 구태를 보인 새누리당 박대동·윤명희·이우현·박덕흠 의원, 새정치민주연합 유대운·김용익·변재일·이찬열 의원 등 여야 의원들이 다수 선정됐다.

‘불성실 피감기관장’으로는 극단적 이념편향성 발언으로 논란을 불러온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과 장관보다는 정치인에 가까웠던 최경환 경제부총리, 자료제출 거부와 태도논란을 빚은 홍준표 경남도지사 등이 선정됐다.

또한 자료제출 거부와 태도 논란을 불러온 현명관 한국마사회장, 부적절 발언으로 파행을 불러온 허준영 한국자유총연맹 중앙회장, ‘모르쇠’로 일관하여 국감진행을 방해한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 등도 이름을 올렸다.

경실련은 “올해 779개의 피감기관 수는 2014년 672개보다 107개 늘어난 사상 최대였다”며 “피감기관장이 질문 하나 받지 못하고 돌아가는 경우가 여전한데, 현행 국감 제도를 개선하지 않고서는 졸속․부실 국감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수박 겉핥기식 국감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상임위 내 소위 체제를 가동하고, 연중 상시국감체제를 도입해야 한다”며 “국감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의원의 질의 내용과 실제 증인과의 연관성을 면밀하게 검증한 뒤 꼭 필요한 증인만 부르는 제도적 개선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