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대구지부도 “史 교과서 국정화 단호히 반대”

경희대‧인하대·목포대 교수들도 ‘반대 성명’ 발표.. “친일·독재 미화될 것”

정부여당의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방침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구지부도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5일 전교조 대구지부는 선언문을 통해 “실제로 국정교과서를 사용하는 나라는 몽골, 베트남, 북한, 스리랑카 등 몇몇 국가에 불과하며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 어느 국가도 국정화된 교과서를 사용하고 있지 않다”며 “대한민국은 선진국을 자처하면서 왜 역사를 거꾸로 되돌려가며 국정화를 시도하려는지 그 숨은 뜻이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박근혜 정권이 추진하는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는 친일과 독재를 미화하는 단 하나의 교과서만 용납하겠다는 파시즘적 경향에 따른 것”이라며 “긍정의 역사는 과를 덮는데서 나오는 게 아니라 과를 정확히 평가해서 과를 불러온 세력에 대해 단죄하는데서 나온다”고 지적했다.

또한 “박근혜 정권의 역사교육은 유신시대로 회귀시키려 하고 있다”며 “유신정권의 역사교육은 독재 권력의 영구화를 목표한 것으로 학생들에게 독재를 ‘한국식 민주주의’로 미화하고 독립운동과 민주주의 투쟁의 역사를 축소, 왜곡했다. 이를 막지 못한다면 대한민국 역사의 왜곡과 역사교육의 파괴가 생길 것은 명백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제공 = 뉴시스>
<사진제공 = 뉴시스>

대구지부는 ▲역사교육계와 역사학계, 현장 교사들의 동의를 얻지 못한 2015 역사과 교육과정의 전면 재검토 ▲국정화 집필을 주도하는 학자와 관계자들에 대한 책임을 끝까지 추궁할 것 등을 요구했다.

전교조 대구지부 외에도 경희대와 인하대, 목포대학교 교수들도 국정화 반대 목소리가 담긴 선언문을 발표했다.

경희대 교수 116인은 5일 성명을 내고 박근혜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그동안 일본의 역사 왜곡에 반대해 왔던 한국 정부의 태도와 이율배반적인 시도” 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획일화된 교과서에서 자유로운 사고와 혁신적인 발상이 나오기는 어렵다”면서 “국정교과서 발행은 한국사회를 다시 1970년대의 유신시대로 회귀시키려는 시도이다. 우리는 그 시도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목포대학교 교수들도 이날 “교육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국정교과서를 반대한다”는 제목의 선언문을 통해 “우리 교육의 근본정신은 민주주의여야 한다. 이는 단지 민주주의가 소중하다고 가르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옳은 것을 찾고 최선을 대안을 모색하는 과정에서도 민주적이고 개방적인 태도를 가지도록 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어 “그런데 우리의 교육현실에서 민주주의는 갈수록 구호에 그치고 있으니 가르치는 일을 업으로 삼는 우리는 참담한 심경일 따름”이라며 “그 중에서도 최근 정부 당국이 한국사 교과서를 국정으로 하려는 일련의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해 크게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학문적 진리는 학계에서 건전하고 개방된 논의 과정을 통해 입증되어야 하며 전문 연구자와 교사들의 다양한 연구를 통해 교과서에 반영되어야 한다”며 “국가가 학문 분야의 진리를 확정하겠다는 태도는 장차 학문의 독립성에 대한 명백한 위협”이라고 꼬집었다. 

앞서 4일 인하대학교 교수 90인은 ▲국정화는 퇴행 ▲국정 교과서는 친일과 독재를 미화할 것 ▲ 국정화 반대 여론이 세계적 추세 등의 이유가 담긴 반대 선언문을 발표하고 “지금 우리는 불과 5년밖에 시행하지 못한 중·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검정제를 버리고 다시 국정제로, 퇴행의 길로 접어들 위험에 처했다”고 비판했다.

저작권자 © 고발뉴스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