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살짜리 시리아 난민 아일란 쿠르디에게]

바닷가 모래밭에 뺨을 묻은 채
듣고 있더구나
엄마, 저 파도를 잘 건너갔나요

지중해 물결 끝 옷자락인 양 쥔 채
묻고 있더구나
아빠, 저 바다 건너에는 무슨 꽃이 피나요

너를 잊은 모든 곳에
국경이 있었다
총구 달린 아름다운 해안선이 있었다

네가 거기 엎드려 있는 동안
우린 다 망각 사이를 떠도는 난민이었다
어느 뭍에도 가닿을 수 없는

지중해는 물로 된 거대한 감옥
북아프리카 떠돌이는 건널 수 없는 바다 공동묘지
인간 양심이 익사하고 있는 푸른 빛 거룩한
물저승

너는 고작 세 살짜리 순교자
네 무덤에 십자가를 꽂고
너의 슬픔을 사들이는 것으로
다시 우리는 너를 잊을 거야

아일란 쿠르디
뺨에서 모래를 털어내면서 또 너는 묻겠지
아직 총소리는 그치지 않았나요

바닷가 모래밭에 이 밤도 뺨을 묻은 채
듣고 있더구나
엄마, 저 땅은 잘 건너갔나요

지중해 물결 끝 옷자락인 양 쥔 채
묻고 있더구나
아빠, 저 바다 건너 하얀 집에는 어떤 동물이 사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