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이인제 노동시장 선진화 특별위원회 위원장이 이른바 ‘비정규직 확산’ 정책으로 지적되고 있는 노동 시장 구조 개편안을 올해 안으로 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노사정위원회에 9월 중으로 사회적 합의 도출을 주문했다.

새누리당이 진행하는 노동시장 구조 개편안에는 기존의 △해고요건 완화 △임금피크제 의무화에 더해 △기간제 사용 기간 연장 △파견 허용 업종 확대를 위한 관련 법 개정도 포함돼 있다.

지난 28일 새누리당 노동 시장 선진화 특위 이인제 위원장과 이완영 간사, 그리고 박종근 전 한국노총 위원장은 첫 특위 회의를 마친 후 개편 추진 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 28일 국회에서 제1차 노동시장선진화 특별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새누리당 노동시장선진화 특별위원회 이인제(가운데) 위원장. <사진제공=뉴시스>

새누리당은 개편 방식을 입법-행정 ‘투 트랙’으로 제시했다. △임금피크제 의무화 △해고요건 완화는 고용노동부에 관련 ‘행정 규칙’ 또는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밀어붙이고, 입법으로는 △통상임금 △기간제 사용 기간 연장 △파견확대 △고용보험법·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정비 등은 관련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만들어 처리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위원장은 이 같은 계획을 밝히면서 논의의 테이블은 노사정위가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4월 노사정위가 결렬된 후 노동계와 야당에서는 국회에 새로운 대화의 장을 만들어달라고 요구해왔으나 이 위원장은 이를 거부했다.

이 위원장은 지난 4월 노사정위 결렬을 책임지고 사퇴한 김대환 전 위원장의 복귀와 양대노총에게도 노사정위 참여를 촉구했다. 그는 “노사정위가 하루 빨리 재개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 특위는 최대한 노력을 기울이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며 “지난번 퇴장한 한국노총이 하루빨리 노사정위에 복귀할 것을 간곡하게 요청드린다. 민주노총도 노사정위에 참여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또 야당과 노동계의 국회가 중심이 되는 사회적 대타협 기구 설치 요구에 대해서는 “법으로 정해져 있는 대타협 기구(노사정위)를 놔두고 별도의 타협 기구를 만들 이유가 어디 있냐”면서 “(노사정위에서) 축적된 많은 논의를 무위로 돌리고 다시 시작하자는 것도 효율성 없는 이야기”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이 위원장은 “노사정위도 8월 초에 재개돼 9월 안에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길 기대한다”면서 “노동계와 폭넓은 대화를 하겠다. 간담회도 많이 열고 격의 없는 대화도 나눌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새정치민주연합을 향해서도 “노동 개혁의 시급성에 공감하고 계시리라 생각한다”면서 “야당에서도 저희처럼 노동 개혁을 전담하는 특별 기구를 만들어서 저희들과 협상을 추진해주시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정부여당 추진하려는 노동정책 이미 실효성 없다고 판명”

청년실업난 해소 위한 노동시장구조개혁 정책이라는 새누리당의 주장에 대해 비정규직 확산 정책이라는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

새정치연합 은수미 의원은 29일 <CBS 박재홍의 뉴스쇼>에 출연해 “지금도 하고 있는 것의 두 배 정도를 늘려야 하겠다는 것”이라며 “심지어 MB 정부 정책까지 카피해서 들고 나왔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 이미 하고 있는 정책이라서 실효성 평가는 끝났다”면서 “실효성이 매우 떨어졌고 청년실업 해소를 못한 정책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임금피크제 같은 정책은 이간질 정치이고, 심지어는 중산층에 대한 공격이 아닌가 싶다”면서 “부모세대의 임금을 깎고 50대 중산층을 탓하는 것이라, 대기업의 정책실패를 지금 부모와 자식에게 돌리는 것이다. 그래서 이간질 정책이 아닐까 하는 의혹이 있다”고 거듭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청년들 일자리 부족 문제는 대기업이 일자리를 축소한 것과 근로시간 단축에 실패한 탓”이라며 “이에 대한 대책이 전무하다는 것에 매우 큰 우려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사정위, 정부가 노동자 들러리 세우는 기구에 불과”

또 국회를 중심으로 한 절대논의 기구를 제안한 민주노총도 새누리당의 노동시장 구조 개혁 강행의지를 강하게 비판했다.

박성식 대변인은 이날 ‘go발뉴스’와 통화에서 “새누리당이 이렇게 나오는 것은 정권차원에서 정부여당이 모든 권력상을 총동원해서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강행관철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면서 “실제로 국회가 나서서 논의를 하자고 하면서 속도전만 외치는데, (이 위원장은) 노사정위원회만 앞세울 것이 아니라 야당과 노동계가 주장하는 사회적 대타협 기구 구성 논의에 진지하게 참여 해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또 “지난 4월까지 한국노총이 참여한 노사정위원회의 논의 과정만 봐도 노사정위원회는 정부가 정책 강행관철을 위해서 노동자들을 들러리 세우는 기구였음이 여실히 드러났다”면서 “정부안 내놓고 합의하라, 조정하는 방식이었다”고 지적하면서 앞으로도 노사정 위원회 참여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아울러 박 대변인은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임금피크제를 비롯한 노동시장 구조개혁 방안에 대해 “정년과 청년을 상관관계 지으려는 것이 정부의 의도”라면서 “기존의 직장을 가지고 있는 세대들을 공격해서 일자리를 하향평준화 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정책들이 시행되면) 기업에서는 단기적으로 부담을 덜거나 하는 반짝 효과는 있다”면서도 “그러나 이러한 노동시장 전반의 탄력이 언젠가는 정권의 정치적 부담으로 남게 돼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