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 해킹 의혹과 관련, 국회 정보위원회에 참석한 김광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지금 정보위 회의장이 거의 종교시설 같이 돼 버려서 ‘다 믿어 달라. 감청도 하지 않았고 민간인 사찰도 하지 않고 카카오톡도 열어보지 않았다’는 얘기만 한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27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이같이 밝히며 “하지 않았으니 믿어 달라는 말만 하고 있다. ‘삭제된 것이 51건이고 백업된 내용은 없지만 전부 다 복구됐다’고만 얘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현장 검증’을 국정원이 거부하는 것에 대해서도 “전문성이 높지 않은 국회의원들이 현장 간다고 알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전문가들을 대동해야 한다”며 “그러나 국정원은 ‘현장에 올 수 있는 것은 국회의원 뿐’이라고 반복하고 있고 ‘전문가들은 현장에 못 오니 다른 곳에서 관계자 면담은 시켜주겠다’고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예를 들면 소스파일이라고 하는 것도 출력해 와서 가지고 온 것은 신뢰성이 서로 간에 담보되지 않기 때문에 직접 컴퓨터화면에서 어떤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고 어떤 소스인지 눈으로 봐야 되는데 지금 그것을 공개할 수 없다고 얘기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 국가정보원의 민간인 대상 해킹 의혹과 관련해 국회 차원의 진상조사가 시작된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이병호 국가정보원장이 참석하고 있다. <사진제공 = 뉴시스>

김 의원은 국정원이 ‘국가 안보’ 때문에 야당 측 전문가에게 자료를 공개할 수 없다는데 대해서도 “국회에도 비밀 취급인가라는 걸 발동할 수 있다. 지금 정보위원회 안에도 국회의원뿐만 아니라 정보위원회 소속의 전문위원이라든가 이런 직원들이 다 같이 배석되어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그렇기 때문에 국정원에서 개인에 대해서 신원조회를 하고 비밀 취급 인가를 받으면 아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며 “(모두 설명했는데도 국정원이 거부하는 것을) 저희가 납득할 수가 없다. 그런 것들을 공개하는 것이 ‘국가 안보상 문제다’ 이 주장만 끊임없이 반복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한 김 의원은 국정원 측이 정보위에서 설명하는 과정에서 또 다른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국정원은 실시간 감청이 안 된다면서 ‘통화를 들어서 내용을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렇게 계속 주장을 했었다”며 “그런데 오늘 답변하는 과정에서 계속 ‘녹취록, 녹취록’ 이런 얘기를 하더라”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화내용이라는 것을 들을 수가 없는데 어떻게 녹취록이 존재하느냐’라고 질문했더니 ‘실시간 감청이 안 된다고 말을 했을 뿐이지, 그 대화의 전체 내용이 녹음돼서 저장된다’는 식으로 답변을 하고 있다”며 “그렇기에 카카오톡 등에 대한 것들이 지금 직접 바로 대화가 안 된다는 것인지 어떤 기능이 안 된다는 것인지 명확하게 답을 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국정원의 해명에 야당은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반면 여당은 의혹이 충분히 해소됐다는 입장이다.

정보위 여당 간사인 이철우 새누리당 의원은 28일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의혹이 충분히 해소됐다고 본다”며 “국정원장이 직을 걸겠다고 하는 등 강하게 이야기 하니 야당 원로 의원들도 진정성이 느껴진다고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그는 “복구된 내용을 살펴보니 국내 사찰은 없었고 IP가 국내 것이 있었는데 국정원 실험용이었다고 적어왔다”며 “이걸 보고도 의혹을 가지면 안 된다고 얘기했는데 야당은 우리와 귀가 다른지 잘 안 들리는 것 같았다”고 야당을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