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4일 한국노총-민주노총 공공부문, 금융부문 노조가 주최한 '노동시장 구조개악 저지, 금융권 구조조정 저지' 결의대회 참가자들이 청계광장으로 행진하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고용노동부가 14일 발표한 ‘2013~2014년 공공부문 기간제 근로자 정규직 전환실적’에 따르면, 정규직으로 전환된 기간제 근로자 수는 5만 7214명. 애초 목표인 5만 907명에서 112% 초과 달성했다.

그러나 기관별 전환 실적을 살펴보면 상황은 다르다. 정부행정기관·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 등 814곳 중 275곳은 정규직 전환을 제대로 안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계획만 세워놓고 실천하지 않는 곳도 부지기수다.

공공부문 기관들 가운데 중앙행정기관의 미달성율은 45.8%로 가장 높았다. 그 뒤를 이어 자치단체가 38.4%, 공공기관 31.7%, 교육기관 29.9%, 지방공기업 28.3% 순이었다.

중앙행정기관 48곳 중 해양수산부(39%)는 가장 낮은 전환율을 기록했다. 교육부가 45%, 경찰청 47%, 인사혁신처 60%, 미래창조과학부 61%로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반면 목표를 초과 달성한 곳도 있다. 법무부는 전환율 208%를 기록했다. 병무청은 200%, 국가인권위원회 185%, 원자력안전위원회 175%, 중소기업청 171% 순이다. 중앙행정기관 중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하지 않는 곳은 22곳에 달했다.

▲ 고용노동부가 14일 발표한 ‘2013~2014년 공공부문 기간제 근로자 정규직 전환실적'

반면 경기도 고양시와 부천시는 목표대비 전환율이 각각 553%와 1070%에 달했다. 전남 담양군은 860%, 경북 김천시와 경산시는 700%, 울산 중구는 600%에 달해 지자체 간 큰 차이를 보였다.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박근혜 정부의 국정과제다. 정부는 올해까지 6만5711명의 기간제 근로자를 무기 계약직으로 전환하는 1단계 계획을 이행할 예정이다. 2016~2017년 달성할 2단계 계획은 현재 수립 준비 중이다.

이기관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날 “앞으로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합리적인 고용 관행이 현장에 정착되도록 제도적인 보완방안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또 “공공부문의 성과가 민간부문으로 확산되어 우리 사회의 비정규직 문제가 해소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그러나 노동계는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전국민주노동조합(이하 민주노총)은 논평을 통해 “엄연한 차별이 존재하는 무기계약직을 정규직이라고 우기고 자화자찬하는 꼴”이라고 비난했다. 또 “더 이상 무기계약직으로 국민을 기만하지 말고 직·간접고용에 상관 없이 고용과 처우 평등이 보장되는 실질적인 정규직화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정부에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