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등학교 기간제 교사들에 대해 인사혁신처가 순직 신청을 반려한 가운데 유가족들이 순직 인정을 촉구하는 9만여명의 시민들의 서명을 인사혁신처에 전달했다.

14일 세월호 희생자인 故 김초원·이지혜 교사의 유가족들은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들이 원하는 것은 보상이 아니라 죽어서도 차별당해야 했던 자식들의 명예를 회복하는 것”이라며 순직 신청 재심의를 촉구했다.

앞서 인사혁신처는 “기간제 교원은 국민연금 등 4대 보험에 가입돼 있으니 산재보험법상 ‘업무상 사망’에 따른 보상이 이뤄진다”며 “따라서 근로복지공단에 문의 및 필요한 행정적 조치를 해달라”고 순직 신청을 사실상 반려했다.

유족들과 대책위는 “기간제 교사는 교육공무원으로서 ‘국가공무원법’ ‘지방공무원법’ 그 밖의 법률에 따른 공무원에 해당함이 명확하다. 법원에서도 교육공무원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며 “도대체 인사혁신처는 이런 법률적 사실에 대해 검토라도 한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 <이미지출처 = 4.16 연대>

이들은 “공무원 연금에 기여한 바가 없다는 것도 이유가 될 수 없다. 공무원연금의 가입 여부는 순직 인정 요건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라며 “기간제 교사 역시 공무원 연금에 가입이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기간제 교사를 산재보험에 가입시켰다. 정부가 저지른 잘못에 대해 왜 기간제 교사가 책임을 떠안고 희생되어야 하는가”라고 비판했다.

또한 이들은 “학생들을 살리기 위해 끝까지 함께했던 담임선생님이 ‘기간제’라는 이유만으로 순직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이 어떻게 상식일 수 있는가”라며 “김초원·이지혜 선생님은 살아서 차별 당했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했던 분들이다. 그런데 그 노력이 무시되고 죽음마저 차별 당하고 있다”면서 재심의를 촉구했다.

유가족들과 대책위원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순직 인정을 촉구하는 9만 222명의 시민들의 서명이 담긴 서명용지를 인사혁신처에 전달, 재심의를 요구했다.

한편, 두 교사의 유가족들과 조계종 노동위원회 도철스님 등은 서명용지를 전달한 후 서울정부청사 앞에서 순직 인정 요구를 촉구하며 천배기도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