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뉴시스>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기간제 교사 유족들이 낸 순직신청을 인사혁신처가 사실상 반려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유족들은 물론, 네티즌들도 “죽음에도 정규직, 비정규직이 있냐”고 울분을 토해내고 있다.

1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인사혁신처가 단원고 기간제 교사였던 故 김초원씨(26)와 이지혜씨(31세) 유족이 제출한 순직인정 신청서에 대해 최근 ‘순직유족급여 청구에 대한 회신’이라는 공문을 경기도교육청 안산회복지원단에 전달했다.

공문에는 “기간제 교원은 국민연금과 4대 보험에 가입 돼 있어 산재보험법상 ‘업무상 사망’에 따른 보상이 이뤄지므로 근로복지공단에 문의 및 필요한 행정적 조치를 해달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인사혁신처는 “기간제 교사는 산재보험 대상자이기 때문에 순직 심사할 수 없어 이 같은 내용을 안내하는 공문을 보낸 것”이라며 “사실상(순직신청서를) 반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두 교사는 4대 보험에 가입 된 민간근로자이기 때문에 공무원 연금 가입자가 대상인 공무원에 해당하지 않아 순직 처리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혁신처의 이 같은 답변에 유가족들은 물론, 두 교사의 순직처리 촉구를 위해 노력해왔던 국회의원과 네티즌들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김초원 교사의 아버지 김성욱씨는 “힘든 싸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이렇게 빨리 반려할 줄은 몰랐다”며 “앞으로 관련 부처 담당자들을 면담하면서 재차 요구할 생각이다. 포기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두 교사 순직 반려, 인사혁신처장 판단 아닌 청와대 판단일 것”

또 최근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기간제 교사의 순직인정 촉구 결의안’을 공동발의 형식으로 국회에 낸 정의당 정진후 의원실은 이날 ‘go발뉴스’와 통화에서 “사실 두 피해교사에 대한 공무원 연금도 공무원 연금공단이 받아줬어야 한다”면서 “그 분들은 공무원이다. 공무원 연금공단이 받아주지 않은 것이 (순직처리에) 불리하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두 교사의 순직 반려에 대한 판단은 인사혁신처장의 판단은 아닐 것 같다”면서 “청와대에서 판단했을 것이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진실을 은폐하려는 박 대통령과 청와대의 판단일 것”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인사혁신처에서 왜 반려했는지 확인 할 것”이라며 “아울러 법 개정의 필요성도 있고, 국정감사에서 이 부분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고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네티즌들은 “대단하다! 이러니 누가 목숨 내놓고 남 돕겠냐?”, “좋은 선례 만들어 주는 구나! 앞으로 기간제나 비정규직들은 사고나 책임감 없이 혼자 도망 나오면 되겠다! 정부가 인정했다!”, “죽음에 차별이라니…”, “사람목숨이 정식교사 목숨, 기간제 교사 목숨 따로 있냐? 왜 기간제 교사를 두 번 죽이냐!”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 트위터 화면 캡쳐.     ▲ 트위터 화면 캡쳐.

이 밖에도 “두 분은 교사로서, 학생을 책임지는 담임교사로서 생을 마감한 것이다”, “앞으로 화재나 재난이 일어났을 때 비정규직은 나 몰라라 대피해야 한다. 정부는 심의조차 안한다!”, “정상적인 나라에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고귀한 죽음조차도 등급을 따지는 나라”라는 등 분노 섞인 반응을 보였다.

▲ 트위터 화면 캡쳐.

한편, 교육부에서는 지난 1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회의에서 ‘기간제 교원의 순직인정’과 관련해 “순직 여부를 결정하는 것에 대해서 상당한 불합리성을 느낀다”며 “교육부의 공식적인 입장은 이것은 반드시 관철됐으면 한다”고 두 교사의 순직처리가 합당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