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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풍백화점 붕괴 20년…세월호 참사와 ‘데칼코마니’‘1995 삼풍’ vs ‘2014 세월호’…자본에 눈 먼 자, 국민을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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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주희 기자  |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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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6.29  13:41:48
수정 2015.06.29  17: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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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5년 6월 29일 오후 5시 52분 서울 서초동 소재 삼풍백화점이 부실공사 등의 원인으로 갑자기 붕괴됐다. 이 사고로 1천여명 이상의 종업원과 고객들이 사망하거나 부상 당했다.(사진=서울시 시사편찬위원회 제공)
1995년 6월 29일 서울 서초동. 갑자기 ‘쿵’하는 소리와 함께 법원청사 앞 백화점이 무너졌다. 거대한 먼지구름과 매쾌한 냄새가 사방을 뒤덮었다. 주저앉은 핑크색 벽면 사이로 조잡하게 엉킨 철근이 민낯을 드러냈다. 이내 ‘살려달라’는 비명이 곳곳에서 터져나왔다. 최악의 참사라 불리는 삼풍백화점 붕괴사고의 시작이었다.

1989년에 개장한 삼풍백화점은 당시 업계 1위를 달리던 초대형 백화점이었다. 부유층을 대상으로 고급 명품과 수입품을 판매하며 ‘강남권 명품 백화점'으로 급부상했다. 규모도 롯데백화점 소공점에 이어 전국 두번째였다. 그러나 이 화려한 백화점의 이면은 추악했다. 안전 불감증과 물질만능주의가 살아 숨쉬고 있었다.

삼풍백화점은 애초 대단지 상가로 설계되었다. 지상 4층, 지하 4층 규모다. 그러나 수익을 위해 정밀 진단 없이 백화점으로 용도를 변경했다. 삼풍백화점의 시초다.  건물 4층과 5층에 있던 20개의 기둥 중 8개는 설계과정을 거치면서 지름이 600mm로 가늘어졌다. 방화벽을 설치하기 위한 기둥도 4분의 1을 아예 잘라버렸다.

그 이후 무리한 확장공사는 수시로 진행됐다. 사고가 일어나기 수개월 전에도 붕괴 조짐이 있었지만 경영진은 보수공사 등 땜질식 처방으로 일관했다. 당국 허가 없이 진행한 불법증축이 문제가 되자 이준 전 회장은 당시 이충우 전 서초구청장과 담당 공무원에게 뒷돈을 건넸다. 수익을 위해 안전을 맞바꾼 셈이다.

삼풍백화점, 세월호 참사와 데칼코마니

사고 당일 오전 10시. 백화점 5층 기둥에 금이 가는 등 이상 조짐이 나타났다. 그러나 임원진은 5층만 폐쇄하고 영업을 강행했다. 언제든지 무너질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수익’이 우선이었다.  오후 5시 57분. 백화점 A동이 우르륵 붕괴가 되자, 건물 안에 있던 고객과 종업원은 그대로 건물 잔해에 깔려 목숨을 잃거나 중상을 입었다. 지상 5층, 지하 4층까지 무너지는데 걸린 시간은 불과 20여 초에 지나지 않았다.

(▲삼풍백화점 붕괴의 순간들. 영상출처 유튜브=MBC 뉴스데스크 1995년 7월 7일 방송분)

이 사고로 502명이 사망하고, 937명이 부상을 입었다. 실종자는 6명이다. 쏟아져 내린 백화점 잔해와 콘크리트 파편에 맞아 지나가던 행인들도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그러나 정작 사고현장에는 책임자들은 없었다. 사고 발생 20여 분전 임원진들은 백화점 밖으로 몰래 대피했다. 매출에 지장을 줄까봐 대피 방송도 하지 않았다. 승객들을 버리고 도망친 이준석 세월호 선장과 승무원들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한건 없었다.

윤명오 서울시립대 재난과학과 교수는 삼풍백화점과 세월호 참사를 ‘데칼코마니’라고 비유했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윤 교수는 “삼풍백화점이 구조설계의 결함과 무단 증축 때문에 무너진 것처럼 세월호도 구조변경으로 설계에 결함이 발생했고 과적재로 하중이 증가하면서 침몰했다”며 “삼풍 때 지방자치단체가 그랬던 것처럼 선급협회는 세월호의 결함을 알면서도 간과하고 묵인했다”고 지적했다.

   
▲ 삼풍백화점 붕괴 20주기인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매헌로 양재시민의숲에 마련된 삼풍백화점 참사 위령탑 앞에서 딸을 잃은 유가족이 위령탑에 새겨진 딸의 이름을 어루만지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사고 책임자들, 솜방망이 처벌 받고 출소

옛 삼풍백화점 부지 주변에는 참혹했던 당시 흔적을 찾기 어렵게 됐다. 지금은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와 상가들이 들어섰다. 2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지만 피해자들의 상처는 여전하다. 삼풍백화점 생존자와 유가족이라는 이유로 알 수 없는 수치심과 죄책감에 시달렸다. 무엇보다 큰 상처가 된 것은 ‘정부의 보상혜택’이란 왜곡된 시선이었다.

반면 책임자들에 대한 처벌은 미흡했다. 이준 전 회장은 징역 10년 6개월을 받았으나 항소심에서 징역 7년 6월로 감형됐다. 그는 사고 직후 취재진들에게 “백화점이 무너졌다는 것은 손님들에게도 피해가 가는 것이지만 우리 회사의 재산도 망가지는 것”이라고 발언해 국민들의 분노를 샀다.

이 전 회장의 아들인 이한상 전 삼풍백화점 사장은 징역 7년을 받았다. 그는 출소 후 2004년 몽골로 건너가 선교사가 돼 현재 울란바토르 헝거르 마을에서 사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뇌물을 받고 백화점 설계변경을 승인해준 이충우 전 서초구청장은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았다.

한편, 사고 20주기를 맞아 SNS에는 추모의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네티즌들은 “20년 전에는 502명이 죽었고, 천 명이 넘는 사람들이 다쳤다. 삼풍백화점 사고를 잊지 말아야 한다”(@y_en***), “아직도 안전이 멀리 있다고 생각한다면 먼저 주변을 보도록 합시다”(@twice***), “피해자들의 명복을 빕니다. 잊지 말아야할 우리의 과거입니다”(@jj_li***)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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