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일부 친이‧야당 “유승민 사퇴 종용 도리 아냐” 감싸기
‘국회법 개정안’ 등 일련의 사태로 궁지에 몰린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와 관련 29일 열리는 최고위원회의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써는 유 원내대표가 궁지에 몰릴 대로 몰린 상황이다. 유 원내대표 사퇴 반대 입장이던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대통령을 이길 순 없지 않나’라고 언급해 유 원내대표의 자진사퇴가 불가피하다는 쪽으로 입장을 바꾼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공식석상에서 유 원내대표를 지목해 직공을 가한 이후 서청원, 이장우, 김태흠 등 당내 친박 의원들이 나서서 유 원내대표의 사퇴를 거세게 밀어붙인데 이어 지금은 이한구, 이정현 등 당 중진 의원들까지 가세해 총공세를 가하고 있다.
원조 친박 이한구 “유승민 자리 연연해봐야 일 못한다”
이한구 의원은 이날 <CBS 박재홍의 뉴스쇼>에 출연해 “(박 대통령의 유 원내대표 지적에) 옳다고 생각한다. 대통령의 지적은 당연하다”면서 유 원내대표의 사퇴를 강하게 촉구했다.
이어 그는 지난 2월 유 원내대표가 원내대표에 취임한 직후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경제민주화’와 ‘증세’, ‘소득주도형 성장’ 등을 언급한 것을 두고 “새누리당의 그동안에 입장, 정체성하고 맞지 않은 얘기들이 많이 나왔지 않느냐”면서 “공무원연금 개혁 관련법을 통과시키면서도 너무 야당한테 밀렸다. 상당한 정도의 전문성을 결여하고 있다. 너무 야당과 밀착이 되어 있는거 아니냐는 의심을 받는 경우가 제법 있었다”고 유 원내대표를 몰아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유 원내대표가 ‘국회법 파동’ 직후 대통령에게 사과한 것으로도 모자라다면서 “지금 상황으로 봤을 때는 앞으로 자리에 연연하고 있어봤자 일을 못하게 된다”며 “그리고 여당 원내대표로서 일을 못하게 된 경우는 우리 당한테도 좋지 못하고 국회운영에도 좋지 못할 것”이라고 재차 유 원내대표의 사퇴를 압박했다.
이와 관련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 대표는 최고위원들에게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했고, 오후 3시경 국회에서 회의가 열릴 전망이다. 이에 따라 이 회의에서 유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가 어떤 식으로 결론이 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에 앞서 새누리당은 이날 오전 경기도 평택에서 현장 최고위원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 그 동안 유 원내대표의 사퇴를 줄기차게 주장해 온 서청원, 이정현 최고위원은 참석하지 않았다.
새누리당 일부 친이‧야당, “유승민 사퇴 종용 도리 아냐” 감싸기
한편, 야당과 새누리당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는 유 원내대표의 사퇴 촉구 자체가 ‘위헌적 발상’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새누리당 김성태 의원은 이날 <PBC 열린세상 오늘! 윤재선입니다>에 출연해 “이번 국회법 파동을 계기로 새누리당이 깊이 성찰하는 계기가 분명히 됐다”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이 모든 책임을 원내대표가 짊어지는 데 그것도 일방적으로 끌어 내리는 방식으로 책임을 전가한다고 하면 이것은 동료 국회의원으로서 도리가 아니”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어 “유 원내대표가 90도로 허리를 굽혀서 사과하는 것을 보면서 새누리당 동료 의원들도 적지 않게 놀라면서도 그래도 본인이 대통령의 격한 감정과 입장에 대해서 막중한 책임과 자신의 느끼는 바를 직간접적으로 표현했다”고 유 원내대표를 감쌌다.
그러면서 유 원내대표의 사퇴를 압박하는 친박 의원들을 향해 “단지 청와대와의 관계를 고려해서 물러나라고 여당 원내대표를 흔드는 것은 수평적이고 건강한 당청관계를 부정하려는 시도로 보일 수 있다”며 “지금 당청 관계를 대립과 갈등으로 몰고 가려는 세력이 있다면 그야말로 국민에 대한 배신의 정치이고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을 망치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또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도 이번 국회법 사태로 인한 유 원내대표의 사퇴 종용은 “삼권분립을 무너뜨린 위헌행위”라며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 친박 의원들을 정면 겨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