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에 이어 <TV조선>과 <채널A>도 기업으로부터 불법·편법 협찬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3월 <MBN> 미디어렙 영업일지가 공개돼 방송통신위원회가 MBN 미디어렙의 광고·협찬 영업의 불법 실태 조사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TV조선과 채널A도 불법, 편법으로 홍보 협찬계약을 맺고 그 대가로 뉴스에서 관련 내용을 보도하거나 홍보해준 의혹이 불거져 ‘저널리즘’의 정신을 몰각했다는 세간의 강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기업으로부터 불법·편법 홍보 협찬 관행이 무리하게 방송 사업에 뛰어든 종편방송사의 전반적 관행이라는 의혹이 사실로 굳어지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5일 <한겨레>는 새정치민주연합 최민희 의원실로부터 입수한 공공기관과 종편 4사와 맺은 광고 협찬 계약서를 비롯한 관련 자료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TV조선>은 지난 2012년 12월 한국수출입은행에 ‘2013 한국의 영향력 있는 CEO 선정 확정 통보의 건’이란 제목의 공문을 보냈다. 이 공문에는 한국수출입은행장이 TV조선이 선정한 CEO 33인 가운데 한명으로 선정됐으니 행사에 참여하라는 안내와 함께 협찬 내역으로 (TV조선)특집기사에 수상 내역 소개와 협찬금액으로 2천만 원 이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후 두 달 뒤 2013년 2월 15일에 TV조선 메인뉴스 <뉴스쇼 판>에 ‘한국 움직이는 33인의 CEO’란 제목의 리포트에 33명의 선정자 가운데 한국수출이은행장을 포함한 16명의 사진과 이름, 직책 등을 화면과 함께 소개했다.

또 농식품부 산하 공공기관인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이하 ‘농정원’)이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에 각각 <TV조선>과 <채널A>에 보낸 ‘가축질병 확산 방지관련 방송협찬에 대한 과업지시서’에는 방송사들이 농정원으로부터 1000만원씩 협찬금을 받는 대신 구제역 확산방지에 관한 내용을 방송한다는 ‘보도 용역’ 내용이 들어있다.

실제로 <TV조선>은 2014년 12월20일 보도된 <12시 뉴스>에서, <채널A>는 2015년 1월20일 아침 교양 프로그램인 <골든타임>에서 농정원이 섭외해준 수의학과 교수를 출연시켜 10분가량 앵커와 구제역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을 방송했다.

이에 대해 <채널A>측은 “골든타임은 제작 협찬이 가능한 교양 프로그램이며, 특정기관의 홍보가 아닌 공익적 고지의 성격이기 때문에 (농정원과의 협찬 계약이)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한겨레>에 답변했다. 반면, <TV조선>과 <MBN>은 그 마저도 답변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현행 방송법에 따르면 이러한 종편방송사들의 협찬방송은 규정 위반으로 해석될 수 있다. 방송법에는 협찬을 받았을 때 협찬주를 알리는 방식 등에 대한 ‘협찬 고지’ 항목(제74조)만이 있고, 이 항목의 하위 규칙인 ‘협찬 고지에 관한 규칙(문화부 제정)’에서 “방송사업자는 방송의 공정성 및 공공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는 시사·보도, 논평 또는 시사토론 프로그램을 협찬하는 경우 협찬 고지를 해선 안 된다”고 규정(제7조)하고 있다. 또 협찬을 하는 경우 “방송사는 협찬주에게 광고 효과를 줄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제작·구성해선 안 된다”고 규정(제5조)하고 있다.

이와 관련 최민희 의원은 “특히 문제가 되는 경우는 협찬이 보도 프로그램에 영향을 주는 경우”라며 “방송사 보도 프로그램은 일종의 공공재인 전파를 사용하기 때문에, 객관성과 공정성, 균형성 등 엄격한 보도 기준을 요구 받고 이를 어기면 재허가 심사 때 벌점이 부과되는 등 법정 제재를 받는다”고 지적했다.

한편, 포털사이트에 올라온 해당 기사에는 “TV조선은 진짜 너무한다. 이것도 방송국이라구…참나…”, “아무리 그래도, 언론의 탈을 쓰고, 이런 짓까지 할 줄은…”, “종편에 언론으로서의 의무 책무 따위를 기대한다는 자체가 무리겠지요? 찌라시들일 뿐이겠지요!”라는 댓글들이 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