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이 지난 2012년 공정방송 사수를 위해 170일간 파업에 돌입했던 언론노조 MBC본부 조합원들에 대한 사측의 징계가 부당하다며 해직언론인들의 손을 들어줬다.

이로써 파업 과정에서 해고됐던 강지웅·박성제·박성호·이용마·정영하·최승호 등 6명의 해직 언론인에 대한 복직 가능성이 높아졌다.

<기자협회보>에 따르면, 29일 서울고등법원 제2민사부(재판장 김대웅)는 전국언론노조 MBC본부의 정영하 전 위원장 등 44명이 제기한 해고 및 징계무효확인소송 항소심에서 “징계재량권 남용”이라며 <MBC>의 항소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파업의 주된 목적은 방송의 공정성 보장에 있다”며 “김재철 사장이라는 특정한 경영자를 배척한 것이 아니라 방송의 공정성을 위한 수단으로서 김재철 사장의 퇴진을 요구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방송의 공정성 요구가 방송 종사자의 근로조건에 해당한다는 1심 판결도 그대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공정성 실현을 위해 제도적 장치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했고 실제 제작·편성·보도 등 구체적 업무 수행과 근로환경 조건에 영향을 미쳤다”며 “방송의 공정성에 대한 시정을 요구하고 쟁의행위로 나아간 것은 근로조건의 분쟁에 해당하며, 이 사건 파업이 정당한 목적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최승호 <뉴스타파> PD는 판결 후 페이스북에 “해고무효! 자축 중입니다”라며 “공정방송을 위한 파업이 합법이라는 법원 결정은 역사적입니다. 김재철과 이명박근혜의 언론탄압이 오히려 역사적 판례를 남기는 순간이네요”라는 글을 게시하며 판결을 반겼다.

박성제 해직기자도 “방송노조 공정방송 투쟁의 정당성을 다시 한번 인정해 준 고등법원의 명쾌한 결정에 감사드립니다”라며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남아있지만 힘들게 탄압받고 있는 MBC의 언론인들이 오늘 판결로 용기를 얻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