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업상속공제 적용 대상과 공제한도액을 확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안’이 2일 본회의에서 부결됐다.

국회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 일부 개정 법률안에 대한 수정안을 표결에 부쳤지만, 본회의 재석 262명 중 찬성 114명, 반대 108명, 기권 40명으로 출석 의원 과반 이상 찬성이라는 통과 기준에 못 미쳐 부결됐다.

수정안 부결로 정부원안도 표결에 부쳐졌지만 정부안 역시 찬성 94명, 반대 123명, 기권 38명으로 부결됐다.

▲ 국회 본회의장/ ⓒ go발뉴스

앞서 조세소위 여야 의원들은 가업상속공제 대상 기준을 매출 3000억원 이하 기업에서 5000억원 이하로 상향 조정하는 정부안에서 최대주주 지분 비율 기준(25%→30%)과 사전 경영기간(5년→7년)을 강화한 수정안에 합의했다. 그러나 이 같은 내용의 수정안과 정부 원안까지 본회의에서 부결됐다.

이날 반대 토론에 나선 새정치민주연합 김관영 의원은 “국세청 직원들도 이번 정부안에 대해 많이 우려하고 있다”며 “가업 승계를 아주 쉽게 허용해서 상속세 제도를 무력화하는 것은 유례없는 일”이라고 의원들을 설득했다.

정의당 박원석 의원도 “개정안은 피상속인이 상속대상 기업을 경영한 기간에 대한 요건을 10년에서 5년으로 대폭 낮추고 있다. 어떻게 5년 밖에 경영하지 않은 기업을 가업이라 할 수 있느냐”며 “말만 가업이지 실상은 취득한 지 5년 넘은 주식에 대해 상속세를 면제해주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새누리당에서도 황우여 교육부 장관, 이한구 전 원내대표, 정희수 의원 등 40명 가까이 반대 및 기권표를 던졌고, 위기감을 느낀 새누리당 원내지도부는 긴급히 의원총회를 소집해 본회의가 정회되기도 했다.

결국 정부가 원활한 가업 승계로 경제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야심차게 추진한 가업상속공제 개정안이 야당뿐 아니라 여당에서까지 반대표가 나오면서 국회 본회의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