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출처='티비 읽기' 블로그

그러던 여자프로농구에 큰일이 벌어졌다. 28일 구리시 체육관에서 열린 공동 5위 KDB생명과 4위 삼성 블루밍스의 대결은 1라운드 대결에서 삼성 블루밍스가 63대 46으로 크게 이긴 바가 있어서 객관적으로는 삼성 블루밍스의 낙승을 예상할 수 있었다. 그러나 결과는 예상을 뒤엎고 KDB생명의 극적인 역전승. 이로써 1라운드 6연패로 꼴찌였던 KDB생명은 지난 하나외환과의 승리에 이어 2연승이라는 짜릿한 감격을 맛볼 수 있었다. 드디어 여자프농구에 업셋 게임이 등장한 것이다.

삼성 블루밍스는 최근 4쿼터 트라우마를 안고 있었다. 특히 KB스타즈와의 1,2라운드 대결에서 막판에 역전을 당하는 굴욕을 겼었다. 비록 신승이었지만 하나외환과의 경기도 많이 우세했던 전반 점수를 지켜내지 못해 억지로 승리를 챙긴 바 있다. 이 날 KDB생명전의 패배 역시도 후반의 약전이 뼈아픈 원인이 됐다.

전반전을 32대 26으로 다소 여유 있는 점수차로 이긴 채 마친 삼성 블루밍스였지만 후반 들어 KDB생명의 끈질긴 추격에 결국 무릎을 꿇고 말았다. 후반전만 놓고 볼 때 KDB생명은 42득점을 올린 반면 삼성 블루밍스는 33득점에 그쳤다. 사실 삼성 블루밍스가 못했다고 하기는 어려운 점수다. KDB가 더 잘했다고 하는 편이 옳다. 6연패의 사슬을 끊어낸 KDB생명 선수들의 투지가 빛났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KDB생명 선수들이 후반에 더 잘한 이유가 따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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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쿼터 양 팀이 21 대 21로 팽팽하게 접전을 진행하던 때였다. 삼성 블루밍스 용병 커리는 KDB생명의 슛 리바운드를 잡아냈지만 곧바로 KDB생명 한채진과 김소담의 에워싸는 수비에 막히고 말았다. 그러자 커리는 공을 상대선수인 김소담의 얼굴을 향해 강하게 던지는 믿을 수 없는 행동을 보였다. 비슷한 상황에서 상대선수의 다리 등을 맞춰서 수비를 빠져나가는 모습은 흔히 볼 수 있다. 그러나 상대선수 얼굴을 노리는 이런 비신사적인 행위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심판의 휘슬은 잠잠했고, 커리의 행위는 묵인되었다. 다만 삼성 블루밍스 감독이 커리를 벤치에 불러 앉힌 것으로 그만이었다.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4쿼터에서는 또 다른 삼성 블루밍스 용병 켈리가 리바운드 다툼을 하던 중 팔꿈치로 이번에도 역시나 김소담의 얼굴을 가격하는 일이 벌어졌다. 앞선 커리의 비신사적인 행위 때에는 지켜보기만 하던 심판이 이번에는 그나마 테크니컬 파울을 선언했다. 이 시점까지만 해도 삼성이 앞서고 있었지만 아마도 이 시점에서 승부가 갈렸다고 할 수 있다. 이후 KDB생명 선수들은 평소에 볼 수 없었던 놀라운 경기력을 보였고, 결국 승리로 비신사 행위를 극복했다. KDB생명에게는 오히려 약이 된 것이 분명했다.

경기는 그렇게 끝이 났지만 이날 삼성 블루밍스 용병들의 비신사적 행위를 지켜본 농구팬들의 분노는 쉬이 가라앉지 않았다. 특히 상대선수의 얼굴을 고의적으로 가격한 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는 공론이다. 선수들은 경쟁자이기 전에 동업자이다. 서로가 지켜주지 않는다면 결국엔 코트에 남을 선수가 없을 것이다. 또한 가까이서 비신사적이고 위험한 행위를 보면서도 아무런 제재를 가하지 않은 심판들의 자질에도 문제가 없다고 할 수 없다. 구단 그리고 협회 차원의 처벌과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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