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출처='티비 읽기' 블로그

그 바람에 남자축구와 리듬체조요정 손연재가 가려 여자농구와 여자배구는 공중파 중계에서 밀렸으며 심지어 여자배구의 경우는 1세트가 아예 중계되지도 못했다. 여자농구 결승전이 끝난 후에 거의 방송사고급으로 연결했지만 이미 2세트가 진행 중이었다. 여자농구와 여자배구가 모두 케이블 스포츠 채널 한 곳에서만 중계된 탓이다. 그렇지만 괜찮았다. 중국을 상대로 이미 첫 세트를 따내고 있었기 때문에 여자농구 금메달의 즐거움과 흥분을 그대로 안고 배구 중계를 이어갈 수 있었다.

그리고 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으로부터 무려 20년만의 감격적인 금메달 랑데부가 이루어졌다. 특히 이번 아시안게임이 국가대표로서 마지막인 여자농구의 결승전은 경기 내용 자체도 드라마틱해서 눈물 나게 감격스러웠다. 79년생인 가드 이미선과 80년생들인 변연하, 신정자, 강영숙, 임영희들이 주축이 된 대표팀이었다. 30대 중반을 훌쩍 넘긴 이들이 다시 국가대표를 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된다. 이제는 후배들에게 그 무거운 자리를 물려줘야 한다. 그래서 어느 때보다 이번 대회는 준비부터 남달랐다. 보통 2개월을 앞두고 소집되던 국가대표가 무려 5개월 전에 꾸려졌다. 그만큼 부담도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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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농구의 믿고 볼 수 있는 노장파워와 여자배구 불세출의 스타 김연경이 버티는 한 아무리 2진이라도 두려움을 털어낼 수 없는 중국과의 한판은 낙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아무리 2진이라도 중국은 워낙 선수층이 두터워서 혹시나 하는 두려움도 없지 않았다. 특히나 한국 여자농구의 득점원 변연하가 전날 열린 일본전에서 믿지 못할 저조한 성적을 보였다. 또한 한국팀은 지난달 열린 AVC에서 중국팀에게 진 바가 있었다. 불안과 낙관이 교차하는 가운데 결승전이 열렸다.

전날의 부진은 중국팀을 방심케 하기 위한 연기였을까? 1쿼터 선발로 출전한 변연하는 이날 경기의 첫 골을 석점으로 기록하는 등 경기 분위기를 이끌어갔다. 변연하가 여전하다는 사실. 그것은 지켜보는 팬보다 코트에서 뛰는 선수들에게 더 힘이 되는 것이다. 비록 1.2쿼터 모두 1점씩 중국에 뒤진 채 끝나긴 했어도 승리를 예감하기에는 충분했다. 그리고 마침내 3,4쿼터 들어서 국내리그 스틸의 여신 이미선의 연이은 스틸과 다음 세대를 책임져야 할 양지희와 김단비가 활약하면서 결국에는 큰 점수차를 보이며 경기를 끝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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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농구와 여자배구 공히 일본과 중국은 1진을 세계선수권대회에 보냈다. 그래서 각 종족 협회들은 이번 금메달은 따놓은 당상인양 장담했다. 그렇지만 팬들은 서운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보다는 세계적 수준의 팀들과 경기하는 것이 더 당당한 일이라고 했다. 그렇지만 막상 경기를 보고 중국을 상대로 이기고 코트에서 눈물을 흘리는 선수들을 보자 그런 마음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선수들과 함께 울어주고 싶은 심정이 들었을 뿐이다. 마치 우생순을 다시 보는 기분이 들었다.

이로써 구기종목에서의 여전한 우먼파워를 입증했다. 여자 핸드볼, 여자하키에 이어서 여자농구와 배구 모두 숙적 일본과 중국을 꺾고 정상에 오른 것이다. 여자핸드볼과 하키는 국내 프로리그가 없지만 농구와 배구는 이제 곧 정규리그가 시작을 알린다. 여자배구는 10월 18일부터, 여자농구는 11월1일부터다. 이번 20년만의 금메달로 여자 프로 스포츠가 더 뜨거워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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