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출처='티비 읽기'블로그

그렇게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 당연히 국내 리그에도 반향이 있기 마련이다. 아시안게임의 감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먼저 배구 리그가 시작됐다. 벌써 많게는 3게임 째 치르고 있을 만큼 리그의 열기가 가열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단연 주목을 받는 팀은 여자배구 흥국생명이다. 흥국생명은 우선 꼴찌라는 인상이 짙다. 특히 작년의 경우를 보면 누가 감독을 하고, 어떤 선수가 영입이 되더라도 꼴찌를 면치 못할 것만 같았다.

패배가 반복되다보니 경기를 뛰기 위해 코트에 서는 선수들의 표정은 어두웠고 그러다 보니 플레이는 갈수록 경직될 수밖에 없었다. 김연경 선수의 해외진출에 나쁜 인상을 주었던 흥국생명이다 보니 더욱 미운 털이 박힐 수밖에는 없었다. 그러던 흥국생명에 이번 시즌 아주 커다란 변화가 생겼다. 과거 코트 위의 여우라고 불렸던 박미희가 새 감독으로 부임한 것이다. 배구팬이라면 알겠지만 여자배구를 보는 또 하나의 이유, 즐거움이 바로 명해설자 박미희의 중계를 듣는 일이었다.

▲ 이미지출처='티비 읽기'블로그

그리고 본격적인 V리그가 시작되자 흥국생명은 지난 컵대회 때보다 훨씬 더 놀랍고, 유쾌하게 변모해 있었다. 물론 가장 낮았던 센터 높이를 김수지를 영입해 보강하고, 국내 리그에 처음 선보인 외국인 선수 레이첼 루크의 파워가 더해졌다. 거기다가 올해 신인 드래프트 1순위인 쌍둥이 이재영을 데려올 수 있었던 것은 배구의 주공격 라인인 레프트를 좀 더 확실하게 구성할 수 있었던 것도 중요하다.

그런 흥국생명이 리그에서 처음 만난 상대는 작년 우승팀인 GS칼텍스였다. 풀세트 접전 끝에 힘겹게 이겼지만 이때 이미 꼴찌의 반란은 시작됐다. 그러나 올해 GS칼텍스의 전력은 작년 우승을 할 때와는 분명 차이가 있었기 때문에 아직은 흥국생명의 승리를 크게 보기는 어려웠다. 이어서 현대건설과는 아쉽게 패배했다. 그러나 패배보다 더 심각한 것은 레프트 주예나의 부상이었다. 신인 이재영 역시 발목부상으로 당분간 출전이 어려운 상황에서 엎친 데 덮친 격이었고, 대단히 불리하고 불안한 상태에서 올해 우승 예상 1위팀인 IBK기업은행과 26일 일전을 벌여야 했다.

▲ 이미지출처='티비 읽기'블로그

과연 꼴찌본능에 젖어있던 흥국생명을 이렇듯 1위팀을 줄줄이 잡는 반란의 주역으로 바꿔놓은 원동력이 무엇일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은 우선은 선수들의 표정에서 먼저 발견할 수 있다. 확실히 작년과는 달리 무척이나 밝아졌다. 그리고 또 하나 인상적인 것은 중계에 그대로 전달되는 작년타임 때의 감독의 말이다. 박미희 감독이 선수들에게 하는 말에는 부정적인 말이 없다. 안 될수록 선수들을 다그치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잘될 거라고 확신을 심어준다. 마치 선수들에게 주문을 거는 듯 한 박미희 감독의 작전타임은 그래서 경기보다 더 관심이 간다. 그렇게 미희매직이 시작되었고, 그 마술이 V리그에 어떤 지각변동을 가져올지가 우승팀을 가리는 것보다 더 궁금해졌다.

(☞국민리포터 ‘탁발’블로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