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인권단체 앰네스티 등 인권단체들과 IT 개발자 단체가 정부의 도감청을 적발하는 보안 프로그램 무료 배포에 나서 국내에서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뉴스페퍼민트>에 따르면, 영국 <가디언>은 20일(현지시간) “‘디텍트(Detekt)’라는 어플은 정부가 컴퓨터나 핸드폰을 감시하기 위해 심은 스파이웨어를 찾아낸다”면서 “디텍트 프로그램이 인권 활동가와 기자를 도청과 감시로부터 지켜줄 것”이라고 전했다.

‘디텍트’는 인권 활동가들과 협의 끝에 독일의 보안전문가 클라우디오 구아니에리가 개발한 앱이다. 앰네스티 인터내셔널, 영국 자선단체 ‘프라이버시 인터내셔널’, 독일 인권단체 ‘디지탈레 게셀샤프트’, 미국 인권단체 ‘일렉트로닉 프론티어 파운데이션’ 등과 협약을 맺고 배포됐다.

앰네스티의 군사·보안·치안 부문 위원장인 마렉 마르친스키는 “최근 여러 나라 정부가 인권 활동가와 기자의 개인적인 이메일을 열어보거나 노트북의 카메라-녹음기를 몰래 작동시키는 등 위험하고 복잡한 기술을 쓰고 있다”며 “‘디텍트’ 프로그램은 이런 시도가 있을 때 경고를 해주는 간단한 도구”라고 설명했다.

<가디언>은 최근 통신 감시 기술 산업이 급격히 성장해 정부가 수백만 명의 이메일과 텍스트 메시지, 전화 내역을 훔쳐볼 수 있도록 도와주고 돈을 버는 기업도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불법감시산업 반대연합’은 전 지구적으로 감시 소프트웨어 시장 규모가 연간 30억 파운드(우리돈 5조2천300여억)에 달하고 매년 커지고 있다고 추산했다. 앰네스티도 ‘불법감시산업 반대연합’에 속해있다.

간단한 도청 소프트웨어는 인터넷에서 쉽게 구할 수 있고, 정교한 고급 도청 프로그램은 정부 납품 형태로 판매되고 있는데, 몇몇 국가 보안 기관은 이 프로그램을 이용해 지속적으로 인권을 탄압하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앰네스티는 ‘디텍트’를 무료로 배포하고 있고, 프로그램 내용을 오픈소스로 공개하고 있다.

아울러 앰네스티는 군사 무기의 매매와 수출입이 엄격히 통제되는 것처럼 도감청 프로그램의 매매와 수출입도 엄격한 기준 아래 통제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 ‘가디언’ 기사 보러가기)

한편, 국내에서도 수사당국의 카카오톡 사찰 파문의 여파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새누리당이 전기통신사업자들에게 감청장비를 의무 구비하도록 규정한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안을 발의해 논란이 일고 있다.

21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에서 일괄상정된 법안 중에는 통신사업자들의 감청설비 구비를 의무화하는 개정안이 포함됐다.

해당 법안은 ‘일상적인 감청법’이라는 지적을 받으며 18대 국회에서 폐기된 바 있는 법안으로, 이날 야당 의원들은 거세게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