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부 석유공사, 해외자원개발 원유 반입 ‘0’

자주개발률 높인다는 취지 실종.. “혈세 낭비 진상조사 필요”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8년 이후 석유공사가 17조원을 신규 투자한 26개 해외자원개발 사업 중 실제 국내로 원유가 반입된 것은 단 한 곳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12일 새정치민주연합 해외자원개발 국부유출 진상조사위 간사 부좌현 의원이 석유공사가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석유공사가 2008년 이후 신규로 26개 사업에 총 17조1,796억원을 쏟아 부었지만, 석유공사가 직접 국내로 반입한 원유는 전무하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이들 26개사업 중 실질적으로 국내 비축용으로 도입할 수 있는 광구는 영국 다나사(社)와 UAE 아부다비 광구 2건에 지나지 않았다. 나머지 24개 사업은 애초부터 국내 반입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더욱이 유일한 국내 반입 실적이 있는 다나사의 경우 국내 민간회사가 물량을 석유공사로부터 구입해 국내로 반입한 것으로 결과적으로 석유공사가 국내로 직접 원유를 반입한 실적은 전무했다.

ⓒ 석유공사
ⓒ 석유공사

실제 석유공사는 2008년 이후 미국에 신규 사업으로 10건을 투자했으나 현지 연방법에 따라 정부승인이 필요해 국내 도입은 한 건도 없다. 미국 이글 포드, 앵커 사업은 캐나다 하베스트, 영국 다나에 이어 투자규모가 3번째, 4번째로 큰 사업이다.

투자자문사 선정과정에서 정권 실세 개입 의혹을 빚고 있는 캐나다 하베스트 경우에는 생산된 원유가 품질이 나빠 비축유로 적합하지 않아 국내로 들여오지도 못하고 있다.

또 5번째로 투자규모가 큰 페루 Savia Peru의 경우에는 생산전량을 페루국영석유회사에 판매하는 것으로 계약을 맺어 국내반입은 당초부터 불가능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2008년부터 현재까지 석유공사가 신규 해외원유개발사업에 투자한 돈은 17조원이 넘지만 단순한 지분투자로 실질적 자원확보와 상관없이 겨우 배당금만 챙길 수 있는 형편인 것이다. 당초 ‘자원의 자주개발률을 높이겠다’는 취지와는 전혀 다른 결과다.

부 의원은 “실제 국내 반입이 어려운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자주개발률을 높이겠다며 해외자원개발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했다”고 지적하고,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고 국가에 손해를 끼친 부분에 대해 철저한 진상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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