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정상외교와 관련, 야당이 “한국 외교가 외톨이로 전락했다”고 맹질타했다.

12일 김성수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은 국회 현안브리핑을 통해 “최근 박근혜 정부의 외교 행태를 지켜보면 지나치게 가시적 성과에 매몰되어있다. 겉은 화려한데 실속은 없다”며 이같이 평가했다.

김 대변인은 전날 한미정상회담 혼선 등을 거론하며 “대통령의 환한 웃음, 언론의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와는 대조적인 우려스러운 한국외교의 자화상”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회담 직전까지 일정이 확정되지 않아 정부 당국자들이 우왕좌왕했다고 한다. 회담시간도 20분에 불과해 통역을 통해 대화를 나눈 점을 생각할 때 깊이 있는 논의는 어려웠을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라며 “박 대통령의 국제적 위상을 부각하기 위해 호텔 회의실 한 켠에서 진행된 대화를 정상회담으로 격상시켜 홍보한 것이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비판했다.

▲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1일 오후 중국 베이징 옌치후 국제회의센터(ICC)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 '청와대'

한중 정상회담에서의 자유무역협정(FTA) 타결선언에 대해서도 질타가 잇따랐다.

김 대변인은 “정부는 모든 쟁점이 해소되어 추가 협상의 여지가 없다고 했지만 발표된 협상결과는 불투명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며 “협상이 채 무르익지도 않았는데 대통령의 외교성과를 빛내기 위해 성급하게 한중FTA 타결을 선언한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김종민 정의당 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박 대통령의 APEC 정상외교를 총평하자면 낙제점을 면하지 못했다는 것”이라며 “외톨이 신세를 면하고 있지 못했던 동북아 외교의 시험장에서 또 다시 빈털터리 신세로 돌아오게 됐다”고 꼬집었다.

그는 “중일외교가 정상화되고 북미 화해무드가 생겨나면서 한국은 동북아 정세 주도권을 상실한 외톨이였다”며 “그런데 이번 APEC 정상회의는 미국과 중국의 경쟁이 심해지는 가운데 두 나라 사이에서 갈팡질팡 끼인 신세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한 무대였다”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미국에겐 국방과 안보를 내어주고 중국에게는 경제를 내어준 실익 없는 빈털터리 신세가 된 것”이라며 “오바마 대통령과의 회담은 오전 내내 확정되지 못한 채 전전긍긍하다 열린 오후 20분 만남에 ‘의미 있는 만남’이라는 억지 의미를 부여했다”고 힐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