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가 용산 화상경마장 이전 승인과정에서 “지역 민원 발생 개연성이 없다”는 사실과 다른 내용이 담긴 신청서를 제출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파장이 예상된다.

<한겨레>에 따르면 16일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는 마사회로부터 용산 화상경마장 이전 승인 신청서를 입수했다.

이 신청서는 지난 2010년 2월28일 마사회가 당시 농림부에 제출한 것으로 기존 한강로 용산 화상경마장 이전 계획을 설명하며 현재 지역 주민들과 갈등을 빚고 있는 위치를 ‘최적지’라고 주장했다.

동일 지역 내 이전이기 때문에 지방자치단체와 지역사회 동의서가 필요없고, 화상경마장 신축·이전 장소 주변은 전자상가 등 일반상업지역으로 민원 발생 개연성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마사회는 ‘반경 200m 이내에 유치원을 포함한 교육시설이 없어 학교환경정화구역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마사회는 불과 235m 떨어진 곳에 성심여중·고가 있지만 이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것이다. 더욱이 마사회는 신청서 별지에 ‘최인접 학교인 성심여중과의 거리는 약 350m로 학교보건법에 의한 상대정화구역 미해당 지역’이라며, 실제 거리보다 115m나 늘려 보고했다.

마사회는 또 신청서에 주변 지도 2건을 첨부했다. 그러나 용산전자상가·용산빗물펌프장·주차장·아파트 명칭 등은 밝히면서도 성심여중·고는 따로 적지 않았다.

현행 학교보건법은 학교 경계선에서 200m 안에는 화상경마장을 지을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성심여중·고가 235m 떨어져 있어 마사회의 주장대로 법적 하자는 없다. 하지만 실제 거리보다 100m나 늘려 보고한 것으로 볼 때 마사회도 화상경마장 이전으로 인한 민원 발생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인지했던 것으로 보인다. 농림부는 신청서를 접수하고 한 달도 지나지 않아 화상경마장 이전을 승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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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이 일자 마사회는 <한겨레>에 “서울시 교육지원청 홈페이지에 학교별로 정화구역이 표시된 지도가 있는데 장애물이 많은 도심에서는 직선거리 실측을 할 수 없어 이 지도에 표시된 성심여중의 ‘중’ 자를 기준으로 거리를 계산해 350m라고 표기했다”고 해명했다. 또 지도에서 학교 위치가 빠진 것에 대해선 “경위를 파악해 보겠다”고 밝혔다.

참여연대는 신청서를 허위 작성한 혐의로 다음 주 마사회를 검찰에 고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