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억대 재력가를 살인교사한 혐의로 검경 수사를 받아온 김형식 서울시의회 의원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남부지검 형사4부는 22일 살인교사 혐의로 김 의원을, 김 의원의 부탁을 받고 살인을 저지른 혐의로 친구 팽모 씨를 각각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김 의원은 피살된 송모 씨로부터 부동산 용도변경을 위한 로비자금 명목으로 수억 원을 받았다가 일 처리가 지연돼 금품수수 사실을 폭로하겠다는 압박을 받자 친구인 팽 씨를 시켜 송 씨를 살해한 것으로 봤다.

김 의원은 송 씨가 소유한 서울 강서구 일대 부동산을 상업지역으로 용도 변경해주겠다는 명목으로 2010년 10월부터 2011년 12월까지 4차례에 걸쳐 총 5억2천만 원을 받고 수천만 원의 술접대까지 받았다.

그러나 해당 지역은 애초부터 상업지역으로의 용도변경이 불가능했고, 용도변경이 차일피일 미뤄지자 송 씨는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문제 삼겠다며 김 의원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 사진출처:'뉴스Y' 영상 캡처

검찰은 김 의원이 작년 7월 용도변경안 추진이 완전히 무산된 후 불안감이 극도에 달해 팽 씨에게 빨리 살해하라고 독촉한 것으로 파악했다. 팽 씨는 지난 3월 3일 강서구 내발산동에서 송 씨를 살해했다.

팽 씨는 애초 범행이 발각되면 혼자 죄를 뒤집어쓰려 했으나 김 의원이 자신에게 지속적으로 자살을 종용하자 배신감을 느껴 사건 전말을 자백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일관된 팽 씨 진술과 함께 추가 압수수색을 통해 김 의원 자택 컴퓨터에서 발견한 카카오톡 메시지와 인터넷 검색 기록, 피의자들의 휴대전화를 일부 복원해 찾은 문자메시지 등을 증거로 제시했다.

검찰은 이외에도 송 씨의 금전출납장부인 ‘매일기록부’에 적힌 정관계 인사들에 대한 로비 의혹도 별도 수사팀을 꾸려 규명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