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연)이 주요 언론사별 전담 의원을 배치해 모니터링과 편파․불공정 보도에 법적 대응을 진행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새누리당은 “언론 길들이기”라고 주장하는 반면, 새정연은 “불공정 보도를 바로잡으면서 국민과의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의미”라고 반박했다.

지난 25일 당시 민주당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지상파 방송 3사와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 4사, 보조전문채널 2사, 통신사 3사, 신문사 14사, 주요 인터넷 매체 등에 의원을 배치하기로 했다.

<미디어오늘>에 따르면, 이날 김한길 새정연(당시 민주당)공동대표는 소속 국회의원에서 보낸 친전에서 25개 언론사와 최대 12명으로 구성된 언론사 담당 의원을 공개했다.

▲ ⓒ ‘아이엠피터’ 블로그

구체적인 담당 의원들의 역할은 ‣ 해당 언론 기사․프로그램 모니터․분석 ‣ 구체적인 편파․불공정 사례 확인, 최고위나 대변인에게 알려 성명으로 나타날 수 있도록 함 ‣ 해당 언론사에 문서, 항의전화, 항의방문으로 편파·왜곡 보도를 지적하고 재발방지 확인 ‣ 관계 개선을 위한 유화적인 접촉 병행 ‣ 대변인 정례발표를 비롯해 언론 프로그램 편성·편집 요청, 언론중재위 중재신청과 방심위 심의요청을 비롯해 법적 대응 등이다.

이와 관련 공정언론대책특별위원회 (이하 공정언론대책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신경민 최고위원은 “야당 의원들이 일대 일 식으로 언론사를 맡아 대응하는 건 처음 있는 일로, 그만큼 언론 환경이 심각하다는 현실의 방증”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새누리당은 27일 김태흠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자신들의 입맛에 맞지 않는 언론에 재갈을 물리겠다는 뜻으로, 언론의 공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언론 길들이기”라고 비판했다.

이에 공정언론대책위 간사를 맡고 있는 허영일 새정연 부대변인은 “언론의 불공정 보도를 바로잡고 소통을 강화하려는 노력을 새누리당이 ‘언론 길들이기’로 왜곡하는 건 결국 자신들에게 유리한 언론환경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못된 심보의 발현”이라고 반박했다.

시민단체들의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채수현 언론개혁시민연대 정책위원장은 <미디어 오늘>에 “민주당이든 새누리당이든 정당에서 모니터링 한 결과를 내부적으로 대응책 마련을 위해 사용하고 기자회견, 관련 법 개정 등을 위해 사용할 수는 있지만 정치인이 언론사를 방문해서 항의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 역시 “새정연에 대한 언론 환경이 안 좋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새정연에 대한 유불리만을 잣대로 언론 대응을 하면 안 되는 것”이라며 “새정연이 공정하고 객관적인 언론 환경을 만들기 위한 큰 틀에서 접근해 줬으면 좋겠다”고 우려했다.

이 같은 논란에 신경민 의원은 “몇몇의 비난은 각오했고,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유화적인 접촉 부분에 대해서는 “항의만 하지 말고 언론과 직접 접촉해 새정연 입장을 설명하라는 차원이지 뇌물을 쓰라는 것은 아니다”며 “특별한 의도는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