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농민운동가로 살아온 농훈(農薰: 농업과 농민의 향기를 뜻함) 김성훈 전 농림부 장관이 시민‧농민‧환경운동가로서의 인생을 담은 책 <워낭소리, 인생 삼모작의 이야기>를 펴냈다.

칼럼집 <워낭소리, 인생 삼조작의 이야기>는 농업경제학자로 농림행정 수장을 거쳐 환경운동과 남북평화 시민운동까지 활발하게 벌인 김 전 장관이 2009년부터 최근까지 여러 미디어에 실은 칼럼을 모아 엮은 것이다.

제목에 담긴 ‘삼모작’은 인생의 새로운 전환점을 뜻하는 것으로, 40여 년 교수로서의 일모작 생각들이 평론집 <쌀의 정치경제론>에 담겼다면, 9년여 공인으로서의 이모작은 첫 칼럼집 <더 먹고 싶을 때 그만두거라>에 실었다. 칼럼집<워낭소리, 인생 삼조작의 이야기>에는 시민,농민,환경운동가로 새로 일구는 삼모작 인생을 담았다.

책에는 효율, 이윤, 경쟁력에만 매달리는 근시안적인 농업정책에 대한 날선 비판과 농업·농촌의 미래에 대한 김 전 장관의 혜안, ‘농업이 없는 나라, 농촌이 없는 도시, 농민이 없는 국민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오랜 신념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 ⓒ ‘go발뉴스’

“제발 노동자, 농민, 서민을 울리지 말라. 짓밟지 말라.. 순진무구한 민초들에게 못된 망나니 같은 신자유주의 방망이를 휘둘지 말라”

21일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워낭소리, 인생 삼조작의 이야기> 출판기념회. 이날 만난 김 전 장관은 결코 평범하지 않았던 시민운동가로서의 삶의 무게가 무색하게도 그저 인상 좋은 옆집 할아버지의 너그러운 미소를 간직하고 있었다.

생태, 유기농, 사람이 상생하는 공동체 세상을 꿈꾼다는 그의 변함없는 농촌‧농민에 대한 사랑이 너그러운 미소의 원천은 아닐까.

김 전 장관은 “우리 세대에게 주어진 ‘시대정신’은 사람들이 대자연과 공존공생하면서 골고루 잘사는 지속 가능한 공동체사회 건설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억압받고 푸대접 받는 서러운 백성들의 가슴마다에는 아직도 워낭이 걸려 있다”고 상기시키며 “해를 거듭할수록 개방론자들의 부귀영화가 쌓여가는 곳에 농어민, 노동자, 서민들의 워낭소리가 울리고 있다”며 워낭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의 농민운동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김 전 장관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앞으로도 재능과 경험, 열정을 다 쏟아 이 세상 끝날 때까지 워낭소리의 불륨 키우기에 정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