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이태원참사 특별법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에게 끝내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기로 하자 유가족들이 삭발을 하며 강력 반발했다.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이하 유가협)와 시민대책회의는 18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 뜻 거스르고 무책임한 결정을 한 국민의힘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 10.29 이태원 참사 이정민 운영위원장이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국민의힘 거부권 행사 건의에 대한 규탄 입장을 표명하는 삭발식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삭발에 나선 이정민 유가협 운영위원장은 “오늘 이 억울하고 참담한 이 한을 뼛속 깊숙이 새기겠다. (국민의힘은) 끝내 우리를 국민 한 사람으로 인정하지 않고 적으로 간주했다”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이제 주사위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넘어갔다”며 “이제 우리는 마지막 남은 인내로 윤 대통령에게 기대해보겠다”며 특별법을 공포할 것을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이날 SNS를 통해 “우리는 오늘의 일을 기억할 것”이라며 “국민의힘은 반드시 국민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 의원은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단독처리를 거부권의 사유로 들고 있지만, 이태원 특별법 합의 불발시킨 것은 국민의힘”이라며 “돌이켜보니 국민의힘은 결국 이런 결론을 정해놓고, 이태원특별법 합의를 불발시켰던 것이 아닌가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날을 위해 본회의 상정을 미루고,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을 내걸고, 표결에 불참하고, 대통령에게 거부권 건의까지, 모두 계획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박주민 의원은 “이 소식을 듣고 유가족분들이 대통령실 앞에서 삭발까지 하셨다. 이렇게나 절박한 유가족분들의 마음, 특별법을 찬성하는 대다수 국민들의 요구가 단 한 개도 중요하지 않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어 “국민의힘은 역사에 부끄러움으로 기록될 잘못된 결정을 했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다르길 바란다”며 “윤 대통령은 내일 정부로 이송되는 특별법을 신속하게 공포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