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한동훈 법무부장관이 검찰의 특수활동비 의혹과 관련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28일 “한 장관은 검찰의 불법적 관행을 바로 세울 생각이 전혀 없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대책위)는 이날 논평을 통해 “한 장관은 검찰의 잘못된 부분을 인정하고 불법적 관행을 시정하려는 일말의 노력조차 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대책위는 “오히려 특활비 무단폐기·부정사용·부실공개 혐의에 대해 그저 말 바꾸기와 거짓말로 일관하며 검찰 특활비의 불법적 폐기와 오남용 혐의를 축소하기 급급하다”고 말했다. 

앞서 검사를 검사하는 변호사모임은 26일 한동훈 장관, 이원석 검찰총장,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 등을 허위 공문서 작성 및 행사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공공기록물관리에관한법률 위반 등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했다. 

이들은 “일부 정치 검사들과 검사 출신 정치인들이 법을 오남용하며 특권을 누리고 있”고 “알량한 법 지식과 수사권, 기소독점권을 무기로 정치를 조롱하고 모욕하며 법치주의를 형해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대책위는 법원 판결 이후 시민단체와 언론의 검증으로 특활비 불법 폐기·부정 사용 정황이 드러난 지 4개월이 지났지만 한 장관은 말 바꾸기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먼저 지난 7월 한 장관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2017년 9월 이전 2개월에 한 번씩 자료를 폐기하는 원칙이 있었다”고 해명했지만 민주당의 추궁에 “1달에 한 번씩 폐기하는 관행이 있었다”고 말을 바꿨다고 했다. 

대책위는 “모두 사실이 아니다”며 “취재 언론에 따르면, 검찰청 56곳 중 14곳에서는 2017년 9월 이전 특활비 자료가 존재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한동훈 장관의 발언대로라면 ‘원칙적으로 폐기했어야’ 하는 자료”로 “즉, 이들 14곳의 검찰청은 원칙을 따르지 않은 셈이 된다”고 덧붙였다. 

특활비 연말 몰아쓰기 정황에 대해서도 한 장관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2017년, 문무일 검찰총장이 연말인 12월 26일 일선 검찰청에 특활비를 추가 지급한 일과 관련해 연말 몰아쓰기 의혹을 제기한 보도가 있었다”며 “한 장관은 “당시 기밀 수사가 많았기 때문에 특활비가 지급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탐사 언론의 취재 결과 거짓으로 밝혀졌다”고 했다. 

대책위는 “당시 대검의 추가 특활비 지급의 흔적을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에서 찾아보니, 12월26일~28일 사이 1100만 원의 세금이 특활비로 지출되었으나, ‘검찰총장 수사 활동 지원’·‘검찰총장 국정수행 지원’ 등의 문구만 확인할 수 있었다”며 “실제 고양지청의 수사업무에 특활비를 사용했다면 ‘검찰총장 수사 지원’ 등 추상적인 표현을 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검찰총장의 12월 특활비 분배에 대한 내용만 적시해 놓은 것”이라며 “이는 12월 연말 몰아쓰기의 증거이자 한 장관의 답변이 거짓이라는 근거”라고 주장했다.

또 대책위는 식별할 수 없게 공개된 검찰의 업무추진비 증빙 영수증에 대해 한 장관이 “휘발되었다”라고 불성실한 회피성 변명을 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영수증·카드 사용 내역 등은 카드사·금융기관 등 관계기관과의 협조로 얼마든지 확보·재발급해 제공할 수 있다”며 “국민 대다수가 아는 상식적인 내용을 ‘휘발되었다’라는 조악한 변명으로 국민을 속이려 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법질서를 수호해야 할 법무부장관이 나서서 검찰의 혈세 낭비와 오남용·불법 폐기를 감싸고 있다”며 “한 장관은 바로 세울 생각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대책위는 “오히려 특활비 문제를 검찰의 작은 티끌이라 치부하고 검찰의 불법 혐의를 방조하고 있다”면서 “민주당은 지속적으로 감시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