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에도 김기현 대표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앞서 박대출 정책위의장, 이철규 사무총장 등 임명직 당직자 전원이 보선 참패에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일괄 사퇴해 ‘꼬리 자르기’란 비판이 나오고 있다.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이철규 전 사무총장, 유상범, 강민국 전 수석대변인, 박성민 전략기획부총장이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관련해 15일 이언주 전 의원은 SNS를 통해 “이런 대참패를 당하고도 대통령의 책임은 고사하고 아무런 반성조차 없으니 국민들이 어찌 생각하겠냐”고 비판했다.

그는 “이번 보궐의 민심은 한마디로 ‘국민을 우습게 생각해? 우리의 힘을 보여주마’였다”고 짚고는 “그런데 그 회초리를 맞고도 민심을 우습게 생각하니 선거 당시보다 민심은 더 나빠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실제로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0~13일 전국 18세 이상 2004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진행한 결과, 윤 대통령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평가는 직전 조사보다 3.7%p 하락한 34.0%로 집계됐다.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2%p다. 무선(97%)·유선(3%) 조사를 병행했고 응답률은 2.1%다.

국민의힘 정당 지지율도 직전 조사 대비 4.3%p 내린 32%로, 윤석열 정부 들어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2.9%p 오른 50.7%로 3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정당 지지도는 지난 12∼13일 전국 18세 이상 100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무선(97%)·유선(3%) 방식으로 응답률은 2.0%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전문위원은 “이번 주간 집계는 21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 돌입과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결과가 주요 포인트로, 대통령 국정평가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며 “국정감사 이슈보다는 강서구청장 선거결과와 후속 모습이 더 지지율에 직접적이면서 큰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언주 전 의원은 16일에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국민들은 예전에도 지금도 다 지켜보는 중”이라며 “20%의 지지율이 지선 때 비해 내려간 건 수도권 중도층이 다 등을 돌렸단 얘기”라고 주장했다. 

그는 “문제는 보선 이후 민심에 역행하는 난맥상으로 그 민심이반이 거기서 그치지 않고 더 심해지고 있단 점”이라며 “중도층이 분노의 심판선거를 했다면 이젠 보수층의 실망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보궐선거 끝나고 며칠 전부터 영남지역을 돌아보며 사람들을 만나보는 중이다. 경북 대구 부산 경남 몇 군데를 다녔다. 당 관계자가 아닌 일반 대중들을 주로 만났다. 길거리, 공원, 카페, 학교 등등. 경북 대구는 “이대로 안 된다. 정신 차려라.”가 제일 많았고, 좀 정치에 관심이 많은 분들은 “이 정도로 지지를 못 받는지 몰랐다. 충격이다. 어째야 하냐”며 걱정이 태산이었다. 부산 경남은 보선 후 “실망이다 어렵겠다.”부터 “이대로 안 된다. 보수의 대안이 필요하다”며 기대를 버리고 희망을 모색하는 분위기가 강했다.

이 전 의원은 특히 “오래된 당 지지자들일수록 대통령이나 당 지도부는 둘째치고, 자칫 당이 쪼그라들고 보수가 궤멸 될 수 있다는 위기감을 갖고 있다. 물론 애써 단합을 얘기하는 자들도 있었는데 지방의원들이나 당직자들 같은 이해관계자들이었다”며 “그들조차도 대통령과 당 지도부, 의원들이 문제가 심각하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었다. 심지어 과거 윤사모 성격의 단체원조차도 이게 아니라고들 했다”고 영남지역 민심을 전했다.

그러면서 “압도적 다수의 영남의 보수층도 문제의식이 있었는데 문제의식은커녕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을 향해 삿대질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보선참패 후 대통령은 자신과 상관없는 일이라는 듯 행세하고, 당은 변화를 바라는 당심과 지지층마저 무시, 역행하며 그걸 대변하는 사람들을 핍박하니,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나는 걸 보며 하도 어이없어서 분노를 넘어 웃음이 나온다”고 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