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 출처=KBS 화면 캡처>

고(故) 채수근 상병 사망사건 수사와 관련해 ‘집단항명 수괴’ 혐의로 입건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은 제3의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받고 싶다며 “공수처 정도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정훈 대령은 11일 오후  KBS1 TV 시사 프로그램 ‘사사건건’과의 인터뷰에서 “국방부 검찰단은 저의 혐의에 대해서 수사의 주체가 될 수 없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박 대령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검찰단 앞에서 발표한 입장문에서 “존경하는 대통령님, 국군통수권자로서 한 사람의 군인의 억울함을 외면하지 마시고 제3의 수사기관에서 공정한 수사와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시길 청원한다”고 말했다. 

국방부 검찰단의 수사를 거부하는 이유에 대해 박 대령은 “적법하게 해병대에서 경찰로 넘어간 서류를 당일 회수해갔다”고 했다. 

박 대령은 “어떤 얘기를 했는지 모르겠지만 사안에 따라서는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가 될 수도 있다”며 “국방부 검찰단은 저희 서류를 위계에 의해서 불법적으로 다시 회수를 해갔다”고 주장했다. 

또 “법무관리관으로부터 저는 수사 외압을 받았으며 국방부 검찰단은 국방부 예하에 있다”며 “과연 공정할 수 있는 곳인가”라고 항변했다. 

박 대령은 “제가 잘못한 부분이 있으면 응당 조사를 받고 책임을 당당히 지겠지만 그런 범법을 행하는 주체가 저를 바라본다는 것이 과연 객관적으로 공정할 수 있겠는가라는 의구심, 아니 확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제3의 기관에서 조사받고 싶다는 것’이라며 “국방부 검찰단도 사안에 따라서는 조사의 대상이 돼야 될 기관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7월 30일 국방부 장관집무실에서 결재를 받는 과정에 대해 박 대령은 “장관님이 계셨고 국방부 대변인, 국방부 정책실장, 군사보좌관이 있었고 저희는 해병대 사령관, 저, 공보정훈실장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제 설명을 다 듣고 장관이 ‘사단장도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어야 하느냐’고 질문했다”며 “사령관이 ‘사단장도 저희가 자체 초동수사를 해보니까 과실의 어떤 혐의가 있고 또 어느 정도 물증이 확보돼서 수사의 주체인 경찰로 넘겨서 정확하게 입건 여부를 판단하도록 해야 한다’고 보고했고 장관은 ‘그래, 알았다’고 했다”고 말했다. 

박 대령은 “(장관이) ‘대변인 이거 수사 결과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고 전하규 대변인은 ‘굉장히 엄정하게 됐다, 사단장까지 이렇게 처벌을 한다고 하면 국민이 봤을 때 아주 엄정하게 수사가 됐고 아마 설명이 잘 될 것 같다. 수사는 잘 됐다’고 했다”고 말했다. 

또 “정책실장도 ‘이 정도면 충분히 수사는 잘 됐고 특별히 문제없는 것 같다’고 했다”면서 “그래서 최종 장관이 서명을 했고 그 이후에 해병대 사령관이 1사단장에 대한 인사 보직에 대한 문제를 상의를 해야 되기에 나머지 보고자 및 배석자들은 빠졌다”고 당시 대화를 전했다.

박 대령은 “빠질 때 장관이 직접 저와 악수를 하면서 ‘수고했다’고 말씀하셨다”고 덧붙였다. 

이후 7월 31일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으로부터 전화가 왔다며 “통화기록을 보니 총 5차례 정도 했다”고 밝혔다. 그는 유 법무관리관이 ‘최초 보고서에서 직접적인 과실이 있는 사람으로 한정하라, 혐의자, 혐의 내용, 죄명 다 빼라’고 했다고 말했다. 

또 7월 30일 장관의 결재를 받은 것을 모르는 상태였다며 “유재은 법무관리관이 깜짝 놀라면서 ‘장관님 결재를 받았습니까? 그러면 다시 차관님하고 얘기해보겠습니다’하고 전화를 끊었다”고 했다. 

지시 주체와 관련 박 대령은 “‘지금 나한테 얘기하는 것이 장관님이 법무관리관을 통해서 나한테 지시하라는 것이냐’고 하니까 법무관리관이 ‘그건 아니다. 아니고 자기는 옆에서 들었다’고 했다”고 말했다.

박 대령은 “그게 무슨 의미인지는 법무관리관이 설명해야 할 사항”이라며 “명확한 것은 장관의 지시를 자기가 받고 수사단장에게 지금 통화하는 것은 아니다는 얘기는 제가 되물어서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 <이미지 출처=KBS 화면 캡처>

▲ <이미지 출처=MBC 화면 캡처>

아울러 신범철 국방부 차관의 문자메시지 논란과 관련 박 대령은 법무관리관과의 통화 이후에 벌어졌으며 사령관의 핸드폰을 포렌식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법무관리관한테 ‘장관님 결재본이 있다’고 하니까 법무관리관이 ‘그게 있었습니까? 차관하고 얘기해보겠습니다’ 하고 끊었다”며 “그러고 난 다음에 (사령관이)다시 저를 찾아서 사령관실에 갔을 때 폰을 보고 읽어주셨다”고 했다. 

이어 “사령관 휴대폰 두개를 포렌식하면 다 클리어되는 문제”라며 “통상 주요 보직자들에게 비화폰이라고 비밀통화를 할 수 있는 폰이 있다. 직책폰이라고도 한다”고 말했다. 

박 대령은 “차관이 지금 주장하는 폰이 개인 폰만을 얘기한다면 다른 문제인 것 같다”며 “결국 해병대 사령관 폰 2개를 포렌식하면 다 정리가 될 부분”이라고 했다. 그는 “저는 포렌식을 다 당했는데, 더 이상 포렌식 당한 사람은 없는 것은 좀 이해하기가 어렵다”고 덧붙였다. 

문자 논란에 대해 신범철 차관은 10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문자를 보낸 사실 자체가 없고 전화만 세 번 통화했다”고 부인했다. 

신 차관은 “필요하면 휴대전화 포렌식까지 하겠다”며 “다른 휴대전화도 없고 국방부 비화폰은 사용할 일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국방부는 박 대령의 TV 생방송 출연에 대해 “강한 유감과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11일 오후 “박 전 단장이 법에 의한 공정한 수사는 거부하면서 규정을 위반해 모 방송사 생방송에 임의로 출연, 사실이 아닌 내용을 일방적으로 허위 주장한 건 군인으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어서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행위”라며 이같이 말했다.

또 ‘외압 의혹’에 대해 “법무관리관은 국방부 장관 지침을 받아 군사법원법의 취지를 설명한 것이며, 외교안보 부처의 경우 통상적으로 안보실과 언론설명자료를 공유하고 있어 ‘외압 소지가 있다’는 주장은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