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관저 선정 과정에서 풍수지리가의 자문을 받았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야당이 “국가 의사결정에 누가 풍수를 끌어들였는지 밝히라”고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대변인은 24일 브리핑을 통해 “애초에 왜 천공 의혹이 제기되었나. 무속인이 국가 의사결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이었다”고 강조하며 “무속은 안 되도 풍수는 된다는 말이냐”고 비판했다.

대통령실은 앞서 백 교수에게 ‘자문을 구했다’라고 인정하면서도, ‘천공이 아니라서 말을 하지 않았다’라는 식의 해명을 내놨다.

▲ (자료사진) 폴란드를 공식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씨가 지난 12일(현지시간) 바르샤바 한 호텔에서 열린 동포간담회에 참석해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강선우 대변인은 “사실을 은폐해 놓고 이토록 뻔뻔할 수 있다니 어이없다. 솔직하게 인정하고 반성하진 못할망정 적반하장이 웬 말이냐”며 “국민을 능멸하지 말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은 누구의 지시로 풍수지리가에게 국가 의사결정 과정을 맡겼냐”고 따져 묻고는 “백 교수는 무슨 자격으로 일반인이 출입할 수 없는 육군참모총장 공관에 들어갔나. 대통령 경호실장은 어떻게 대동할 수 있었나. 의혹이 깊어진다”고 지적했다.

강 대변인은 “대통령실 관저 결정은 국민의 혈세가 투입되는 공적 영역의 일”이라며 “국가 중대사를 풍수지리에 의지한 것 자체로 위험천만한 발상이고 심각한 문제”라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 여당은 후쿠시마 핵 오염수 방출에 반대하는 국민에게 ‘과학적 판단’을 하라면서 정작 자신들은 국정 운영에 풍수지리를 동원했다”고 꼬집고는 “풍수와 관상이 과학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날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도 SNS에 “풍수를 믿는지 관상을 믿는지는 개인의 자유이고, 풍수 보는 사람이나 관상 보는 사람에게 자기 돈을 갖다 줘도 그건 내가 간섭할 바 아니다”라고 적고는 “그런데 공적인 판단을 하는데 풍수나 관상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은 위험하다. 앞으로 그런 우려가 없도록 하겠다고 하는 것이 맞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게 아니라면 아무리 생각해도 풍수를 쉴드치면서 오염수를 ‘과학’으로 받아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당이 사안별로 단편적으로 무조건 반사를 해버리니 풍수를 인정하면서 과학으로 남을 설득하는 오류를 범하게 되어버렸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둘 중에 굳이 선택하라면 풍수보다는 과학을 선택하고 그 이야기만 계속 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