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 <사진제공=뉴시스>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에 우리 정부가 1300억여원을 배상하라는 국제 중재 판정과 관련 송기호 국제통상전문 변호사는 ‘법무부는 책임자에게 구상권 행사를 청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기호 변호사는 21일 MBC 라디오 ‘신장식의 뉴스하이킥’에서 “이 문제를 일으킨 박근혜 전 대통령,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당시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송 변호사는 “법무부가 오늘 대책이나 평가를 못 내놓고 있는데 한동훈 법무장관이 론스타에서 비슷한 판결이 나왔을 때 중재 판정을 뒤집을 충분한 승산이 했다”고 비교했다. 

이어 “왜 지금은 그런 얘기를 안할까”라며 “국정농단으로 인한 이 건을 법무부가 취소 소송으로 갈 수 있을까,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송 변호사는 “(관련자들이)불법행위에 어느 정도 관여했는지 드러나는 판정문을 보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구상권 행사 청구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그 첫 단계가 판정문을 있는 그대로 공개하는 것”이라며 “지난번 론스타 때처럼 사람 이름을 지우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행여 이재용 회장 이름 나오더라도 지우지 말고 전적으로 있는 그대로 공개할 것”을 촉구했다.

관련해 엘리엇은 20일(현지시각) 입장문에서 “우리가 알기로, 이번 사건은 아시아에서 주주행동주의 전략을 취하는 투자회사가 투자 대상국의 최고위층으로부터 기인한 부패한 범죄행위에 대하여 국가를 상대로 승리를 거둔 최초의 투자자-국가 분쟁 사례”라며 “정부 관료와 재벌 간의 유착관계로 인해 (해외 투자자 및 한국의 연금 가입자들을 포함하여) 소수 주주들이 손실을 입었다는 사실이 재차 확인되었으며, 이는 사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검찰 재직 당시 수사 및 형사 절차를 통해 이미 입증한 바이기도 하다”라고 주장했다. 

▲ <이미지 출처=JTBC 화면 캡처>

강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ISDS(투자자-국가 분쟁해결절차) 배상판결액 1,300억은 원인제공자 박근혜, 최순실, 이재용이 책임지고 지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민정 의원은 22일 SNS을 통해 “윤석열 정부는 국민세금으로 엘리엇 배상액을 지불하지 말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강 의원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해 “국민 돈을 자기 돈인 줄 착각하고 국민연금으로 하여금 이재용 삼성 경영권 불법승계를 적극 돕게 한 자”라고 했다. 

또 이재용 회장에 대해선 “고의 평가절하 수법으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1:0.35) 합병에 최대주주 국민연금의 동의를 받아 삼성 총수직을 쟁취하고 박근혜‧최순실에 감사뇌물을 제공해 실형을 받았으나 대통령 사면으로 풀려난 자”라고 말했다. 

엘리엇에 대해서도 강 의원은 “삼성물산 평가절하에 이의제기하고 삼성에 소송 제기했다가 삼성과 삼성물산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에 합의해 보유 지분 팔아넘겨 손 털고 나가놓고, 국제중재판정부 제소로 1,300억(손해액+이자+소송비)까지 추가로 챙기게 된 미국계 헤지펀드”라고 비판했다.

오기형 민주당 의원은 “재벌세습에 국가권력이 동원된 것도 문제이고, 그 과정에서 일부 투자자들이 손해를 본 것도 문제이지만, 왜 국민들의 세금이 엘리엇에게 사용되어야 하는지? 참담하다”고 말했다. 

이어 오 의원은 정부를 향해 “정부의 반성 그리고 재발방지를 위한 다짐, 국정농단의 행위자들에게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오 의원은 “론스타 국제중재의 패소 건도, 국민들의 세금으로 배상한다”며 “반면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인수가격 조정에 따른 이익을 그대로 챙겼고, 당시 이에 관여한 공무원이나 하나금융 관계자들 중 누구도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오 의원은 “정권과 일부 관료의 불법적 시장개입으로 이익을 보는 세력은 따로 있고, 손해를 떠안는 것은 국민들”이라며 “관계자들에 대한 책임추궁이 끝까지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 박근혜 대통령이 2016년 3월10일 오전 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방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과 함께 입주기업인 그린모빌리티 오승호 대표를 격려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