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급 받는 회사원일 뿐’이라던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아들이 한 가상자산 업체에 재직하면서 동시에 수십억대 ‘먹튀 사기’ 의혹을 받는 NFT(대체불가능 토큰) 프로젝트의 최고 책임자를 겸하고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19일 CBS노컷뉴스가 보도했다.

기사에 따르면, 국내 유명 NFT ‘다바 프로젝트’는 지난 1월 31일 메신저 프로그램 공지 채널을 통해 리더십 교체 사실을 알렸다. 당분간 다바 프로젝트는 대화명 ‘닥터크론(Dr. Krone)’이 이끌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노컷은 “닥터크론은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의 장남 김모 씨”라며 “그전까지 김씨는 ‘언오픈드’ 최고운영책임자(COO)로서 이 회사가 구축(인큐베이팅)한 다바 프로젝트에도 운영진 일원으로 참여해 왔으나, 이 무렵부터는 아예 대표 자리에 앉았다”고 전했다.

노컷은 “블록체인 업계에서는 그럴듯한 계획을 들어 투자금을 가로챈 뒤 정작 프로젝트를 진행하지 않거나 잠적해 버리는 ‘먹튀 사기’를 두고 ‘소프트 러그풀’이라 부른다”며 “다바는 소프트 러그풀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인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한 코인업체 대표는 노컷에 “다바에서 누가 왜 이 사람을 고용했고, 이 사람이 뭘 했는지에 대해 확실히 답해야 한다”며 “그냥 애초부터 자기들끼리 모여서 입을 막고 돈만 가져가는 투자 사기가 아니었을까 싶다”고 주장했다.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대표 취임 100일 비전 발표 및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앞서 지난 15일 김기현 대표는 ‘당 대표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마친 직후 기자들이 이달 30일까지 국회의원 본인의 가상자산 보유 현황과 거래 내역을 신고하게 돼 있는 것에 대해 “도덕성 차원에서 아들도 같이 할 생각이 있느냐”고 묻자 “당연히 법 절차에 따라 이행할 것”이라면서도 확답은 하지 않았다.

올해 가상자산 소유 및 변동내역 신고는 국회의원 본인만 하게 되어 있다. 내년부터는 직계 존·비속도 포함되지만 독립생계자일 경우 고지를 거부하면 공개 의무가 없다. 김 대표는 독립생계를 이유로 올해 아들의 재산 내역을 공개하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국민권익위원회 차원의 국회의원 가상자산 전수조사에 참여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17일 한국일보는 “부동산 조사는 했는데…‘국회의원 코인 전수조사’ 동의서 제출 더딘 이유는”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코인 조사를 둘러싼 여야 간 정치적 유불리도 동의서 제출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매체는 “민주당은 자당 출신 김남국 의원의 코인 사태에 쏠린 시선을 돌리려면 국회 전체로 논의를 확산시킬 필요가 있다”며 “이재명 대표가 최고위원회의에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아들의 블록체인 투자사 근무 논란을 언급하며 ‘타인에게는 의원직 사퇴 촉구까지 하더니 자기 아들 의혹에는 나 몰라라 입을 다무는 내로남불’이라고 비판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짚었다.

한국은 “반면 국민의힘은 전수조사로 여당에서도 코인 논란이 불거질 것을 경계하고 있다”며 “당분간 김 의원 의혹을 겨냥한 공세에 집중하려는 속내가 깔려있다”고 했다.

또한 “조사 주체인 권익위를 바라보는 시각도 다르다”며 “국민의힘에선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할 새 위원장 체제에서 권익위 조사가 시작되는 편이 낫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