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어제(8일) “경색된 한중간의 경제협력을 복원해서 대중 교역을 살려내고, 다시 경제 활로를 찾기 위해서 중국 대사와 만나 많은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9일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이같이 전하며 “수출로 먹고사는 대한민국이 최대 교역국을 배제한 채, 저성장의 높을 빠져나오기란 거의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중 갈등 중에도 테슬라, JP모건, 엔비디아 같은 미 주요 기업들은 줄줄이 중국을 찾고 있다”며 “유럽 기업들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이재명 대표는 특히 “우리 정부가 주목해야 될 부분이 있다”며 “미중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핵심 전략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경제적 영역에서는 협력이 확대되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짚었다.

이어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의 정부 고위 관료들이 중국을 찾고, 중국과 경제협력을 확대·강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 정부도 제대로 들여다봐야 한다”며 “정부가 방치한 수출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서 민주당도 최선을 다하겠지만 정부도 국민의 고통에 좀 더 민감하게 반응해 주시기를 재삼 당부드린다”고 했다.

앞서 경향신문은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가 8일 이재명 대표를 만나 “미국도 중국과의 물밑 교류로 실익을 챙기는데 한국 정부가 안타깝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단독 보도했다.

▲ <이미지 출처=조선일보 온라인기사 캡처>

조선일보도 관련 내용을 1면 머리기사로 다뤘다. 조선은 <中대사 “이재명 친구라 생각”…원고 꺼내 15분간 尹정부 비판>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싱하이밍 주한 중국 대사가 이 대표의 모두 발언이 끝나자 “중국에서는 두세 번 만나면 친구라는 말이 있는데, 이 대표를 친구라 생각하고 솔직히 몇 말씀 올리겠다”면서 준비한 문서를 펼쳐 들었다고 전했다.

조선은 “싱 대사의 발언은 이후 15분 가까이 계속됐다. 민주당 내에서도 ‘마치 이 대표가 강의를 듣는 현장처럼 보인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고 하면서, 싱 대사가 모두 발언에서 “‘한국 정부’를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한·미·일 협력을 강화하는 현 정부에 대한 불만과 비판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고 썼다.

조선의 이 같은 보도와 관련해 이정환 슬로우뉴스 대표(前미디어오늘 대표)는 9일 자 슬로우레터에서 “조선일보가 이재명을 1면 머리기사로 걸었다. 싱하이밍(중국 대사)이 ‘미국 승리에 베팅하고 있는데 나중에 반드시 후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어느 신문에나 있는 기사인데 1면에 걸면 의미가 달라진다”며 “민주당이 중국과 손잡고 한미 동맹을 흔든다는 프레임을 강화한다”고 짚었다.

그는 이어 “김기현은 공교롭게도 그 시간에 일본 대사를 만났다”며 “‘(오염수 관련) 악의적인 선전 선동이 양국의 발전을 저해한다’고 했다. 조선일보가 김기현보다 이재명을 더 크게 쓴 것도 다분히 의도가 있는 편집”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