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워싱턴DC 미 국회의사당에서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을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의회 연설에 대해 최종건 연세대 교수는 28일 ‘인플레감축법(IRA) 등 미국의 경제 법안도 언급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외교부 제1차관 출신인 최종건 교수는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미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단어를 많이 썼다, 자유라는 단어, 동맹을 강조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의 미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에서 ‘자유의 동맹, 행동하는 동맹(Aliiance of Freedom, Alliance in Action)’을 주제로 영어 연설을 해 의원들로부터 기립 박수를 받았다. 윤 대통령은 40분 연설에서 ‘자유’란 단어를 42번, ‘동맹’은 21번을 사용했다. 

‘자유’ 표현과 관련 최 교수는 “이거 한두 줄만 언급을 했으면 어땠을까”라며 “미국 의회가 입법 조치한 경제 법안들이 동맹인, 그리고 동맹에 의해서 성장한 대한민국 경제에 상당한 부담이 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미국이 상징하는 자유경제, 시장경제 원칙에 혹시라도 반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의견이 대한민국에서 일어나고 있다, 그렇기에 이 부분들에 대해 앞으로 고려해달라’는 식이 있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윤 대통령이 언급했어야 할 부분을 짚었다. 

최 교수는 “이것이 공공외교”라며 “내가 방문하고 있는 국가의 행정부를 제외한 입법부와 국민들에게 직접 보내는 메시지”라고 의미를 짚었다. 

또 윤 대통령이 연설한 곳은 법안을 만드는 미국 의회이고 대선을 앞두고 있다며 “‘앞으로 동맹을 고려하라, 대한민국의 경제발전이 미국에도 이익이 되는 것인 만큼 이런 법안들은 상당히 어렵다’고 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이번 미국 의회 연설을 계기로 “대한민국 정부는 동맹의 선명성을 강조했지만 연설을 계기로 소위 미중, 미러 구도에 우리가 가장 앞에 서게 된 것으로 인식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런 가운데 요미우리신문은 다음달 19일부터 21일까지 일본 히로시마에서 개최되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기간 중 한국·미국·일본 정상회담을 추진 중이라고 27일 보도했다. 

이에 대해 최 교수는 “G7의 이번 테마가 우크라이나와 같이 무력에 의한 현상 변경을 반대한다는 것”이라며 “대만 문제, 러시아 타도 얘기가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한미일 정상회담이 개최되면 한반도 상황, 북한 비난, 협력 강화, 그러면서 중국에 대한 메시지가 나올 것”이라고 했다. 

이어 “만약 한미일 회담을 통해 미국과 일본이 강한 랭귀지를 써서 중국을 비판하는 모습을 보일 때 한국 정부가 그 메시지를 순화시키면 괜찮을 텐데 얹어서 그러면(비판하면) 우리 국익에 안 좋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 교수는 “윤 대통령이 의회 연설에서 한미일 협력이 보다 더 진전된다고 했다”며 “기립박수를 받은 것을 보면 그게 미국의 여론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나오는 메시지는 한층 더 뾰족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 최 교수는 “경제관계가 어려워지는 것은 중국 자체의 문제도 있지만 미국을 통해 오는 법안 조치들 때문”이라며 “그렇기에 우리가 맨 앞에 가면 안 된다”고 했다.

또 “미국과 중국은 강대국이기에 공통된 언어와 마인드가 있다”면서 “한쪽에서는 탈중국을 얘기하는 것 같은 정책을 하지만 2022년 12월까지 미중 교역은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고 짚었다. 

이어 “그런데 우리는 중국과 가장 강하고 밀접한 경제관계를 유지했었는데 우리가 직격을 맞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면 레토릭과 실제 경제에서 영향을 받는 국민의 관점에서 보면 힘들다”고 지적했다. 

▲ 윤석열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프놈펜 한 호텔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미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