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 출처=MBC 화면 캡처>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워싱턴 선언’을 “사실상 핵공유”라고 한 것에 대해 미국 백악관 고위 당국자가 “핵공유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에드 케이건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동아시아·오세아니아 담당 선임 국장은 27일(현지시간) 미 국무부에서 개최된 한국 특파원단 브리핑에서 한국 정부가 ‘워싱턴 선언’을 사실상 핵공유라고 설명한 것에 대한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케이건 국장은 “매우 직설적으로 말하겠다”며 “우리가 이 선언을 사실상 핵 공유라고 보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입장에서 핵공유에 대한 정의는 핵무기의 통제(control of weapons)와 관련됐는데 ‘워싱턴 선언’은 그렇게 되지 않는다는 점을 매우 분명히 하고 싶다”면서 “한국 대통령실이 핵공유를 어떻게 정의하는지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지만, 우리의 정의로는 핵공유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김태효 1차장은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현지 프레스룸 브리핑에서 “한미 양국은 이번에 미국 핵 운용에 대한 정보 공유와 공동계획 메커니즘을 마련했다”며 “우리 국민이 사실상 미국과 핵을 공유하면서 지내는 것으로 느껴지게 될 것”이라고 한 바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핵기획그룹’(NPG·Nuclear Planning Group)을 모델로 한 핵공유체제인 핵협의그룹(NCG·Nuclear Consultative Group)을 창설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현재 가동 중인 차관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보다 격이 낮은 ‘차관보급’ 협의체라고 지적했다. 

정세현 전 장관은 27일 MBC 라디오 ‘신장식의 뉴스하이킥’에서 나토는 같이 기획하고 연습하는 ‘뉴클리어 플래닝 그룹’인데 NCG는 아니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나토식 핵공유인 NPG는 ‘뉴클리어 플래닝 그룹’을 형식으로 핵을 공유한다”며 “그래도 핵사용은 최종적으로 미국 대통령이 하게 돼 있다”고 했다.

반면 이번에 창설한 NCG는 “컨설터티브로 플래닝보다도 훨씬 이전에 그냥 우리가 얘기 좀 해보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한미 대표가 각각 차관보급으로 격이 낮은 것이고 거기서 얘기를 시작해보는 것”이라며 “더구나 북한이 핵공격을 했을 때 비로소 컨설테이션을 시작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핵 공격에 들어가면 바로 단추를 눌러줘야지 협의를 시작하면 어떻하나”라며 “사또 떠난 뒤에 나팔 부는 격”이라고 실효성에 의문을 표했다. 

아울러 한미 핵협의그룹은 문재인 정부 때 만들어 사사건건 발목을 잡았던 한미워킹그룹의 또 다른 모습이라고 했다. 그는 한미간 정책조율이라는 미명하에 독자적인 대북 행동이나 대중 행동에 제동을 걸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