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미국 정보기관의 우리 정부 도청 의혹 관련 대통령실 반응에 대해 “한심하고 비굴하기 짝이 없다”고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9일 페이스북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과 우리 정부는 당장 미국 정부에게 강력히 항의하고, NYT 등이 보도한 미국 기밀문건에 대한 모든 정보를 요구해야 하며, 미국 정부의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받아내야 한다”고 촉구하며 이같이 지적했다.
| |
 |
|
| ▲ <이미지 출처=SBS 관련 보도 영상 캡처> |
전날 관련 브리핑에서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미국 CIA의 우리 정부 도청 관련 질문이 나오자 “보도를 잘 알고 있고, 제기된 문제에 대해 미국 측과 필요한 협의를 할 예정”이라며 “과거의 전례와 다른 나라의 사례를 검토하면서 대응책을 한번 보겠다”고 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항의해도 시원찮을 판에 무슨 협의를 한다는 말이냐”며 “과거의 전례와 다른 나라의 사례는 이미 다 알고 있지 않느냐”고 꼬집었다.
그는 “2021년 미국 국가안보국(NSA)과 덴마크의 군사정보국(FE)이 독일, 프랑스 등의 정치인과 관료들을 도청한 사건이 발생했을 때, 독일의 메르켈 총리와 프랑스의 마크롱 대통령은 ‘동맹국 사이에 도청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미국에게 모든 정보를 제공해달라고 요청했고 답을 기다리고 있다’고 단호하게 대처했다”고 되짚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은 상대국이 누구든 당당해야 한다”며 “한미동맹 70주년을 기념하는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를 앞두고 있다고 해서 동맹국 간의 도청이라는 엄중한 문제를 흐지부지 지나갈 수는 없다”고 강조하고는 “우리가 납득할 만한 미국 정부의 사과와 재발방지 조치가 있어야 한미동맹이 더 굳건한 신뢰 관계로 나아갈 수 있지 않겠느냐”고 질타했다.
4성 장군 출신인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같은 날 SNS에 “미국은 우리나라와 가장 가까운 동맹국이지만, 정보 수집을 빙자한 불법 도청은 명백한 주권 침해”라며 “미국 최고의 정보기관이 불법 스파이 활동을 우리나라와 같은 동맹국을 대상으로 자행해 온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하며, 명확한 진상 확인과 더불어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할 것”을 강하게 촉구했다.
김 의원은 특히 “이번 사태는 졸속 대통령 집무실 이전과도 관련되어 있을 수 있다”면서 “일부 보도에서는 우리 정부의 NSC 회의까지도 도·감청되었다고 한다. 아무런 마스터플랜 없이 대통령실을 국방부로 옮기겠다고 나설 때, 졸속으로 NSC 시스템을 꾸리고 보안 조치를 소홀히 하여 이런 사태가 벌어진 것은 아닌지 명백한 진상조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그는 “현 대통령실 담벼락 바로 옆에는 주한미국 기지가 있다”고 짚고는 “우리 당은 섣부르게 대통령실 이전을 발표할 때부터, 급하게 추진하다 보면 도청이나 보안조치 등에 구멍이 날 수도 있다고 지적해왔다”고 상기시켰다.
그러면서 “이런 우려가 이제는 현실로 다가온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에 이번 도청 보안사고에 대한 진상규명과 더불어 미국 측에 대한 단호한 입장 발표와 재발 방지 촉구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 |
 |
|
| ▲ <이미지 출처=SBS 관련 보도 영상 캡처> |
진보당 윤희숙 상임대표는 대통령실 태도에 대해 “정부는 그토록 맹신하는 동맹국에 의해 대통령실이 털렸는데 미국에 협의하겠다고 한다. 이 정도면 ‘굴욕 불감증’ 정권”이라고 성토했다.
윤 상임대표는 10일 SNS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이 성찰 없이 한미동맹을 맹종하고 한동훈 법무부는 연일 간첩단 사건을 피의사실 유포하는 사이 대통령실에선 미국 간첩 활동이 있었던 셈”이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