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 출처=YTN 화면 캡처>

이태원 참사 당일 112신고 접수 녹취록이 공개된 가운데 야당은 2일 “셀프조사는 안 된다”며 국정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전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출석해 “사고 당일 18시 34분부터 현장의 위험성을 알리는 신고가 112에 11건 접수됐지만 조치가 미흡한 것을 확인했다”고 시인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참사 4시간여 전인 오후 6시34분부터 오후 10시11분까지 압사의 위험성을 알리는 신고가 11차례 112에 접수했다. 

SBS 보도에 따르면 11건을 포함해 오후 6시부터 밤 10시까지 이태원 일대에서 79건의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그러나 경찰의 대응은 안이했다. 경비 및 안전 유지를 주업무로 하는 인력은 없었고 밤 10시경에는 기자단에 30분 후에 이태원 일대에서 마약 단속을 하겠다는 내용을 공지했다. 

또 용산 대통령실 근처에도 시위대에 대비한 1100여 명의 경력이 있었지만 밤 9시경 집회가 끝나자 철수했다. 

▲ <이미지 출처=SBS 화면 캡처>

윤석열 대통령은 격앙된 반응을 보이며 철저한 조사를 지시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1일 오전 국무회의를 주재하기에 앞서 경찰청이 제출한 ‘이태원 사고 이전 112 신고 내역’을 보고 받았다. 윤 대통령은 “한 점 의혹이 없도록 철저하게 진상을 밝히라”며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하라”고 지시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2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이태원 사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정부는 조사가 끝나는 대로 상응하는 책임을 엄중히 묻겠다”고 밝혔다. 

한동훈 법무부장관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하면서 “언론을 통해서 봤는데, 대단히 엄정한 수사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야당은 주무장관 경질과 함께 국정조사를 촉구했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태원의 비극은 사고가 아니라, 행정당국의 늑장 대처와 무책임으로 인한 명백한 인재였다”며 이상민 장관과 윤희근 청장을 즉각 경질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윤 대통령은 국민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이 장관과 윤 청장을 “즉각 경질해 진상규명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국회 차원에서는 진상규명을 위해 국정조사를 실시해야 한다”며 “철저하게 진상과 책임을 규명하는 것이 확실한 재발 방지 대책”이라고 했다. 

여준성 전 청와대 사회정책비서관도 “셀프조사는 희생양 만들기 일뿐 의미가 없다”며 국정조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여 전 비서관은 “윤 대통령은 112 대응에 격앙해 일선 경찰에만 책임을 전가할 것이 아니라, 최고 국정책임자로서 보다 엄중한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고 했다. 

또 “예년과 다른 대규모 행사가 예정 중이었음에도 위기 징후를 감지 못한 나태한 경찰청, 행안부, 서울시, 용산구를 비롯 대통령실의 무능한 국정상황실, 위기대응센터 모두에 격앙해야 할 사안”이라고 책임의 대상을 열거했다. 

특히 “콘트롤타워인 대통령실은 다른 곳에 정신이 팔렸는지 정작 자신들이 할 일이 무엇인지 조차 모르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치안을 유지해야 할 경찰청 수뇌부, 경찰국 신설을 강행하면서 경찰을 장악한 행안부 장관, 남의일 대하듯 한 서울시와 용산구 모두 철저한 국정조사를 통해 책임을 묻고 다시는 참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의당도 오전 긴급 대표단 회의에서 윤 대통령의 사과와 국정조사를 촉구했다. 

이정미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윤희근 경찰청장을 즉각 파면하고 국민 앞에 사과하라”고 말했다. 

이은주 원내대표는 “원인 규명의 책임을 더는 정부에 맡길 수 없다”며 “철두철미한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를 추진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