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군이 발사한 현무-2C 탄도미사일 1발이 4일 밤 강릉 부대 내에 낙탄하면서 불길과 큰 폭발음이 발생했다. <사진=커뮤니티 캡쳐. 뉴시스>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강릉 미사일 낙탄 사고’에 대해 6일 “사고가 났던 경우는 엠바고(보도유예)로 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김병주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사고가 나면 즉각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이어 “안보와 국민의 안전에 대해 왜 이렇게 불감증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한미는 4일 밤 북한의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지대지미사일 사격훈련을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현무-2C 탄도미사일이 동쪽이 아닌 비정상적으로 서쪽으로 비행해 인근 기지내로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한밤중 낙탄 사고로 큰 폭발과 굉음이 발생했으며 강릉시민들은 어떤 정보도 얻지 못한 채 불안에 떨었다. 밤새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현장 영상과 사진, 목격담이 쏟아졌지만 군 당국의 엠바고 설정으로 아침 7시가 돼서야 공식 설명이 담긴 보도가 나왔다. 

김병주 의원은 “국방부와 대통령안보실이 경직된 것을 보여 주는 것”이라며 “계획대로 다섯 발이 다 성공적으로 발사됐다면 엠바고가 유효한데, 그 안에 사고가 난 경우는 바로 알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사일이 거꾸로 비행해 군 골프장에 떨어졌지만 미사일 탄두가 발견된 지점은 인근 민가에서 불과 700ｍ 거리에 불과했다. 

김 의원은 “발화지점으로부터 1.4km에 낙탄된 지점에 폭탄 탄도가 있었다. 천만다행으로 폭발을 안했다”며 “추진체가 다 타면서 화염에 휩싸였는데 탄도는 땅에 1m 박힌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만약 그것이 폭발했다면 반경 500m나 1km 가까이 파편이 날아갈 수 있는 아찔한 순간이 계속되는 것”이라며 “그렇기에 금방 국민들에게 알리고 필요하면 대피도 시켜야 했다”고 지적했다.

▲ <이미지 출처=MBC 화면 캡처>

또 “낙탄된 지점이 비행단 바로 옆 골프장이라서 천만다행”이라며 “만약 강릉시 중심가에 떨어졌다면 어땠겠는가. 완전 대형 참사로 연결될 뻔했다”고 말했다. 

이후 대응에 대해서도 “그런 사고가 나면 대응 사격은 중지해야 되는데, 2시간 후에 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국방부의 대응은 가관이다”라며 “다음날 아침 ‘현무-2(사고)’는 쏙 빼고 ‘에이태큼스(ATACMS) 4발 대응 사격을 했다’고 아주 잘했다는 투로 (브리핑)했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원래 5발을 했고 1발 사고가 났고 4발을 했다고 종합적으로 보고해야 하는데 에이태큼스 4발만 아주 잘했다고 현무는 쏙 뺀 것”이라고 했다. 

이어 “국방부 장관에게 7시30분~8시경 전화해 ‘현무-2 사고로 강릉 시민들은 전쟁 공포 속에 사는데 왜 안 밝히느냐’,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 그대로 밝혀라’고 했더니 9시 30분에 다시 브리핑 했다”고 설명했다. 

그 이후 “전반적인 상황을 파악해 오전 10시 30분 민주당 국방위 차원에서 국회 브리핑을 했다”며 그제서야 “대다수 국민들이 어떤 상황인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국방부 출입기자단에서 ‘어떻게 국방부가 제대로 된 브리핑을 안 하느냐’고 난리가 났다”며 “오후 2시경 다시 ‘현무-2 사고’에 대한 세부적인 브리핑을 한 걸로 알고 있다”고 했다. 

김 의원은 “계획이 변경되면 주민과 시민들에게 알려드려야 한다”며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는 ‘북한이 도발하면 압도적 대응을 하겠다’고 했는데 시민의 안전보다는 압도적 대응에 중점을 두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너무 편협적인 것”이라며 “시민의 안전에 위해가 된다면 그것을 최우선으로 해야 하는데 압도적 대응을 한답시고 또 사격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 <이미지 출처=SBS 화면 캡처>

대북 메시지와 관련해서도 “완전한 작전 실패”라며 “북한에 대응한답시고 사격한 것이 우리 국민의 머리 위에 미사일이 떨어진 꼴이 됐다”고 했다. 

김 의원은 “국민의 신뢰가 떨어졌고 북한에게도 오판의 기회를 줄 수 있다”면서 “‘대한민국 미사일이 되게 센 줄 알았는데 저런 모양이구나’ 하니까 오늘 또 북한에서 미사일을 사격하고 있지 않는가”라고 했다.

‘대통령실 이전과 연관 있느냐’는 질문에 김 의원은 “간접적인 영향은 있다”며 “광범위하게 안보의 공백이 생기고 여러 군데로 나뉘어 근무하면서 효율도 떨어졌다”고 말했다. 

또 “대통령실과 국방부 합참이 같은 지역에 근무하니까 대통령 바라보기를 하는 것 같다”며 “대통령이나 안보실에서 한마디 하면 집중하게 되고 기본이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