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경찰이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대국민 사과까지 했던 허위 경력 기재 의혹에 대해 불송치하기로 했다. 

남구준 국가수사본부장은 5일 기자간담회에서 “일부 (혐의)는 공소시효가 도과됐고, 여러 수사 상황을 고려해 혐의 인정이 어려워 이달 2일 불송치 결정했다”며 “이번 주 내 고발인들에게 불송치 결정서를 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달 25일 김 여사의 허위경력 ‘거짓 해명 의혹’ 사건도 불송치 결정했다. 

앞서 시민단체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은 지난해 11월 김건희 여사를 상습사기 및 사문서위조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김 여사가 2001년~2014년 한림성심대, 서일대, 수원여대, 안양대, 국민대 등 5개 대학에 제출한 이력서에 시간강사·겸임교원 관련 허위 경력을 기재했다는 의혹이다. 

시민단체인 ‘사립학교 개혁과 비리추방 국민운동본부’와 ‘민생경제연구소’도 지난해 12월 “20여 개에 달하는 허위·날조 경력으로 고등교육 기관과 학생들을 속였다”며 김 여사를 경찰에 고발했다.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지난 5월 김 여사측에 서면 질의서를 보냈으며 7월 초 답변서를 받았다. 

관련해 김 여사는 지난해 12월 26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대국민 기자회견을 열고 허위 학력‧경력 의혹에 대해 “잘 보이려 경력을 부풀리고, 잘못 적은 것도 있었다”며 인정했다. 

김 여사는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 돌이켜 보니 너무나도 부끄러운 일이었다”며 “모든 것이 저의 잘못이고 불찰이다.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대국민 사과를 했다. 

▲ 지난해 12월 26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당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의 허위 이력 의혹 등에 대한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 뉴스를 시청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고개를 숙이고 있는 김건희 여사의 당시 사진을 제시하며 “대선 과정에서 ‘자신의 잘못을 자백’하는 기자회견”이라고 말했다. 

정 최고위원은 “전 국민이 주시하는 가운데서, ‘경력을 부풀리고, 잘못 적은 적이 있다’라고 본인의 잘못을 인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런데 ‘경찰은 허위경력 거짓 해명 의혹 윤 대통령 부부 무혐의 처분’할 것이라는 기사가 나왔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당시인 지난해 12월 14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김 여사가 2007년 수원여대에 제출한 교수 초빙 지원서와 관련 “부분적으로 모르겠지만 전체적으로 허위경력이 아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정 최고위원은 윤 대통령의 발언을 되짚으며 “이 말 자체가 허위사실 유포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명백한 본인 스스로의 고백, 자백, 인정이 있음에도 지금 (경찰이)‘무혐의 처분하겠다’는 것은 국민적 공분을 불러오기에 충분하다”고 비판했다. 

장경태 최고위원은 “검찰의 뻘짓은 윤 대통령의 표현대로라면 같잖다”며 “김건희 특검법에 기름을 끼얹는 격”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심지어 한동훈 법무장관이 김건희 특검법을 원하고 있나 싶을 정도”라고 했다. 

장 최고위원은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에 가담하지 않았다던 김건희 여사는 얼마 전 직접 주식매입에 개입한 정황이 드러났다”며 “더불어, 대선 당시 윤 대통령의 거짓말도 함께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지난주 김건희 여사의 허위 경력 거짓 해명에 이어 ‘허위 경력 기재’도 무혐의 처분할 것으로 알려졌다”며 “오직 김 여사에게 향한 모든 수사는 무력화되는 신비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 최고위원은 “더 이상 김 여사의 비리 보따리를 윤석열 검찰에 맡길 수 없다. 신줏단지 모시듯 지킬 것이 뻔하다”며 “국민의 인내심도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