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씨 ‘허위경력’ 의혹에 대해 무혐의 처분하면서 채용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었지만, 이는 국민대 규정과 상충 되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오마이뉴스가 5일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김건희 씨의 ‘증거 불충분 무혐의’ 이유로 “채용을 위한 자격요건을 충족했던 점 및 허위의혹 경력들이 채용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대학 채용관계자들의 진술 등을 종합했다”면서 “그럴 때 기망행위 및 기망행위에 따른 급여 편취와의 인과관계 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그와 같다면 피의자(김건희)의 사기 범행에 대한 상습성의 발현을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오마이뉴스는 “그러나 김 여사 채용 당시 적용된 국민대 규정에는 ‘제출한 서류에 허위 사실이 발견되면 발령일자로 임용을 취소한다’고 명시돼 있었다”며 “경찰이 내세운 무혐의 판단 근거를 정면으로 뒤집는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관련해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경찰이 채용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국민대 관계자 등의 진술을 근거로 혐의가 없다고 결론 내린 것은 권력 눈치보기”라고 비판했다.

▲ 지난해 12월 26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당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의 허위 이력 의혹 등에 대한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 뉴스를 시청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경찰은 또 김건희 씨의 허위경력이 제출된 것으로 의심되는 한림성심대, 서일대·수원여대·안양대·국민대 등 5개 대학을 대상으로 한 업무방해 혐의에 대해서도 공소시효 7년이 지났다는 이유로 ‘공소권 없음’으로 판단했다.

이에 대해 현근택 변호사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경찰은 2014년 1학기에 (국민대에) 제출한 이력서를 근거로 업무방해(7년), 사문서위조(7년)의 공소시효가 지났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제한 뒤, 김건희 씨 재직기간 중 2016년 1학기에 단과대학이 변경되었다는 점을 짚었다.

그는 “2015년 2학기까지는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엔터테인먼트 디자인전공)이었지만, 2016년 1학기부터는 조형대학(영상디자인학과)”라며 “최근 국민대 겸임교수 채용공고를 보면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과 조형대학은 별도로 채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단과대학이 바뀌면 이력서를 다시 제출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경찰은 2016년 1월 국민대(조형대학)에 제출한 이력서가 있는지 여부를 확인했어야 한다”며 “2016년 1월에 제출한 이력서가 있다면 업무방해, 사문서위조의 공소시효가 남아있게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대에 대한 압수수색을 하고, 국민대 관계자와 본인을 소환하여 조사했어야 한다. 이렇게 하지 않았다면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것이고, ‘봐주기 수사’라고 밖에 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