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한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현역의원 10%·무소속 출마 전력 15%’ 패널티 지침에 강력 반발하자, 이준석 대표가 자신은 감점제에 반대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 <이미지 출처=JTBC '정치부회의' 방송 영상 캡처>

이준석 대표는 22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전날 최고위가 최근 5년 내 무소속 출마 경력이 있는 경우와 현역의원의 경우 지방선거 공천 심사 과정에서 각각 15%, 10%를 감점하기로 결정한 데 대해 “개인적으로 이 두 가지 모두 반대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교롭게도 홍준표 전 대표께서 두 가지 다 해당돼 더하기 해서 25% 감점을 때리는 방향으로 됐다”고 말했다.

진행자인 김종배 씨가 “김재원 최고위원이 주도한 게 혹시 맞냐”고 질문하자, 이 대표는 “그건 확인해드릴 수 없다”면서 “어쨌든 이견들이 있어서 다수결로 표결을 거쳤고 저는 반대의견이 있었지만 (다수결 표결이라) 되돌릴 순 없고 다만 공천관리위원회에서 한 번 더 논의할 수는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홍준표 의원은 김재원 최고위원을 겨냥해 “이해당사자가 주도해서 표결에 참여한 것은 법률상 당연 무효 사유이고 그 사술 표결에 참석한 그 사람은 지선 출마를 해선 안 된다”고 반발했다.

홍 의원은 21일 SNS를 통해 “공명정대해야 할 당권이 개인의 사욕으로 분탕질 치는 것은 참으로 유감”이라면서 “이해하기 어려웠던 대선경선도 흔쾌히 승복했지만 이것은 공정과 상식에 반하는 파렴치한 행동이어서 받아들일 수가 없다”고 했다.

그는 또 다른 글에서 “그냥 조용히 내가 자란 지방으로 낙향하겠다는 데도 발목을 잡냐”며 “전략공천도 아니고 공정경선을 하겠다는데도 이렇게 훼방을 놓나. 그만들 하라. 국민과 당원들이 눈을 시퍼렇게 뜨고 쳐다보고 있다”고 항의했다.

홍준표 의원은 “지난 대선을 앞두고 당의 방침대로 총선때 탈당했던 사람들을 대사면하고 모두 입당 시키지 않았냐”며 “그렇게 해놓고 사면된 사람들에게 또다시 패널티를 부과한다? 그게 공정과 상식에 부합하나?”라고 따져 물었다.

홍 의원은 “심판이 자기한테 유리한 룰 정해 놓고 선수로 뛰면 승복할 선수가 세상에 어디 있나?”라며 “1.2위 격차가 10% 이상 나면 현역은 당연히 컷오프 되는 게 모든 물갈이 공천의 원칙이었는데 이번에는 그것도 무시 하는가? 참 당 운영이 이상하게 돌아간다”고 개탄했다.

한편, 이준석 대표는 자신은 감점제에 반대했다는 입장이지만 정작 감점제를 주도했다고 의심받고 있는 김재원 최고위원은 다른 취지의 말을 했다.

▲ <이미지 출처=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유튜브 영상 캡처>

김 최고는 23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최고위 때 이준석 대표가) 경선 불복 경력자는 25% 감산, 탈당 경력자 25% 감산, 징계 경력자 25% 감산 그리고 당원자격 정지처분 이상을 받은 징계 경력자 15% 감산, 이런 내용으로 초안을 갖고 왔다”고 했다.

그러자 진행자인 김어준 씨는 “(감점제가) 홍준표를 타겟으로 한 것 아니냐는 보도가 있었다. 그런데 거기에 대해서 이준석 대표는 자기는 반대했다고 해서 그러면 이준석 대표는 이 감점을 더 적게 잡았는데 너무 높게 나왔다는 의미인가? 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김 최고 얘기는 이준석 대표는 오히려 35점 초안을 들고 왔다는 것 아닌가. 오히려 반대했던 게 아니라 본인은 더 높은 감점을 들고 왔었던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준석 대표께서 알고 들고 왔는지 모르고 들고 왔는지는 모른다”면서도 “공천관리 규정 초안을 최고위에 상정하신 건 대표의 권한이고, 대표께서 이것을 논의하자고 소집을 했는데, 그 내용에 이런 내용이 들어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회의가) 시작이 되고 나서 토론에 저도 최고위원으로 참여했다”며 “그 중에서 여러 가지 논란이 있어서 25%, 15% 이렇게 해놓은 것이 좀 복잡하니까 15%로 통일을 해서 그냥 15%로 하자는 의견을 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최고위원들이 여러 명 있다. 각자 조금 의견이 다르니까 그러면 이 부분은 무기명 비밀투표로 하자 해서 투표해서 이 부분을 결정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어준 씨가 “홍준표를 타겟으로 이렇게 감점을 높게 잡은 것 아니냐, 이런 얘기가 있는데 알고 보니 이준석 대표가 35점을 들고 온 걸 오히려 김 최고가 25점으로 낮춘 것이냐”고 재차 확인하자, 김재원 최고위원은 “결론은 그렇게 되었다”고 답하고는 “과정상으로는 이 대표께서는 이 내용을 아예 모르고 상정했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제가 주도해서 이런 안을 들고 와서 관철시켰다든가 그런 건 아니”라며 “(복잡하니까 15%로 통일해서 하자는) 주장을 한 것은 맞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최고가 “무기명 비밀투표 했으니까 예를 들어 저도 ‘사실은 나도 반대했다’ 이러면 (되는데), 저는 제 의견이 뭔지 다른 분들이 알기 때문에 그런 이야기를 못하죠”라고 하자, 김어준 씨는 “이준석 대표 언론플레이였나. (이 대표에게) 인터뷰하자고 해봐야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