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후보자가 다주택 해명 과정에서 “시대적 특혜” 운운하자, 온라인상에서는 과거 열린민주당 김의겸 의원 등에게 했던 발언들이 재소환 되며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김의겸 의원은 청와대 대변인 시절, 서울 동작구 흑석동 상가주택 건물 매입 건이 문제가 돼 ‘재개발 투기 의혹’으로 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국민의힘은 ‘흑석 선생’이란 별명을 붙여 김 의원을 조롱해왔다.

SH공사 사장 후보에 내정된 김현아 전 국민의힘 의원(이하 후보자)이 신고한 재산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아파트와 잠원동 상가, 부산의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 모두 4채다.

김 후보자는 다주택을 보유하게 된 배경에 대해 “제 연배상 지금보다 내 집 마련이 쉬웠고 주택가격이 올라 자산이 늘어나는 등 일종의 시대적 특혜를 입었다”고 해명했다가 논란이 거세지자 “국민의 눈높이에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에 공감하고 부산 아파트와 오피스텔을 빠른 시일 내에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 김현아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후보자가 27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시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관련해 1인미디어 ‘아이엠피터’는 30일 “김현아 SH사장 후보자가 김의겸에게 했던 말들”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부동산 4채나 보유하며 그 과정이 떳떳하다고 말했던 김현아 후보는 김의겸 의원이 청와대 대변인 시절 구입한 흑석동 건물에 대해서는 신랄하게 비판했던 인물”이라고 상기시켰다.

자유한국당 대변인 시절 김현아 후보자는 김의겸 의원을 향해 “전문 투기꾼 짓을 했다”고 비난하는가 하면 “진짜 목돈을 만지게 되니 다시 정치 욕심이 났나 보다. 그 더러운 돈을 민주당에 기부하고 공천 받을 작정인 것 같다”는 막말을 쏟아냈다.

또 김의겸 의원이 흑석동 건물을 매각하고 차액을 기부하겠다고 했을 때는 “국민의 기억력의 유효기간을 너무 우습게 생각하는 것 같다”고 비꼬았다.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는 30일 페이스북에서 “국민의 기억력의 유효기간을 너무 우습게 생각하는 것 같다”는 김현아 후보자의 과거 발언을 언급하고는 “그대로 ‘시대적 혜택’을 받으신 분께 돌려드릴 말이군요. 욕심이 너무 과하셨어요”라고 꼬집었다.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들도 “김의겸 의원 공격할 때는 좋았겠지(막내*)”, “현아가 현아에게(uru****)”, “한 채 때문에 공직에서 물러났으면 4채 가진 자는 산속에 움막 짓고 참회수도 해야죠(안늦었****)”, “진짜 뻔뻔하다. 국짐당은 다 저렇게 뻔뻔해야 살아남나 봐?(가을**)”, “김의겸 의원한테도 그랬지만 노영민 비서실장한테도 굉장했습니다(코로이****)” 등의 비판을 쏟아냈다.

“부산 아파트와 오피스텔을 빠른 시일 내에 매각하겠다”는 김현아 후보자의 발언은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 사례를 소환하기도 했다.

지난해 다주택 논란에 노 전 실장이 반포 아파트를 놔두고 청주 집을 팔겠다고 하자 김 후보자는 다주택 보유 상태에서 시세 차익이 큰 반포 아파트가 아닌 시세 차익이 작은 청주 아파트를 먼저 처분해, 양도세 절감을 노렸다고 주장했다.

당시 김현아 후보자는 SNS에 “2주택 보유자일 때 싼 주택을 먼저 파는 것도 절세 전략이긴 하다”며 “다 계산도 해보셨고 깊은 뜻과 계획을 몰라주니 당황하셨겠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대통령 비서실장이면 이 지경에 이르게 한 책임을 져야지 아직도 계산만 하시냐”며 “빠른 결심으로 최소한의 자존심이라도 건지시기 바란다”며 노영민 비서실장의 사퇴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