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선 국회의원을 역임한 김재윤 전 의원이 29일 별세했다. 향년 57세. <사진제공=뉴시스>

마포에서 함께 라면을 끓여먹었지. 
서귀포서껀 돌아다니면서 함께 도서관을 지었지. 
함께 한라봉 까먹으면서 알뜨르 비행장 학살터를 돌아보았지. 
북스타트 프로그램 해보자는 내 제안에 함께 런던에 가자더니 막상 혼자 떠나게 되자 사람을 붙여서 길을 도와주었지. 

돌아와서 여의도 방송국 밑에서 또 짜장면을 먹었지. 
면을 비비면서 제주 서문보다 맛이 못하다고 투덜거렸지. 
세상 귀하고 맛난 건 자고로 다 제주에 있었지. 

서귀포 해안에 옥돔 구워 놓고 잇몸 드러내놓고 웃었지. 
국회의원보다 몸국 함께 편히 먹을 때가 좋았다고 길게 한숨을 쉬었지. 
항상 밝아서 옆얼굴이 더 쓸쓸한 사람아. 

향불이 매워서 어쩌나.
눈물이 매워서 어쩌나.  

서귀포라서 서편 바다 돌아오련만은 
돌아오련만. 
언젠가 마포에서 배로 고향에 돌아가고 싶어했지. 

아무 말도 마소. 
아무 말도 마소. 

훗날 먼 데서 만나
쓸쓸한 옆얼굴 두고 
라면에 소주 한잔 함께 나누세나. 
언젠가 마포에서 배 타고 제주로 돌아가고 싶다고 했지. 

아무 말 마소. 
아무 말 마소. 

망각도 바람으로 찾아올 것이니 
돛 올리고 함께 가면서 
가난한 세월 라면 그릇에 향을 꽂아 
그대를 보내네. 

서해성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