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13일 도쿄에서 열린 각료회의 후 후쿠시마 원전 방사성 물질 오염수의 "해상 방류가 현실적"이라며 오염수를 희석하는 설비공사와 규제 대응을 거쳐 2년 뒤 방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2월 13일 일본 동북부 후쿠시마현에 있는 후쿠시마 제1 원자력 발전소의 모습.<사진제공=뉴시스>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태평양에 방류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던컨 커리 국제해양법 전문 변호사는 13일 국제해양법재판소에 즉시 제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커리 변호사는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독일에 있는 국제해양재판소에 일본의 방류 행위를 막아달라는 긴급잠정조치를 구하는 소를 제기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명령이 있으면 일본은 방류를 멈출 수 밖에 없다”며 “절차도 빠르게 진행된다, 두달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했다. 

국제 사례로 “2001년 아일랜드가 영국이 방사선 오염 물질을 방출하는 것을 막아 달라고 청구했던 선례가 이미 있다”고 소개했다. 

결과에 대해 커리 변호사는 “영국 정부가 아일랜드와 사전 협의를 안했기에 긴급 청구가 가능했고 잠정조치를 받아냈다”고 밝혔다. 이어 “두 국가는 유럽연합 소속이기에 유럽연합사법재판소에서 다시 다뤄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엔 해양법 협약 규정과 관련 그는 “주변국들과 사전 협의를 해야 하며 지금 같이 심각한 해양 오염이 발생할 위험이 있고 그런 잠재력이 있는 경우에는 반드시 정확히 무엇이 방류되는가, 방류되는 오염수의 성분은 어떻게 되는가, 해양 환경에 정확하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해 조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런데 일본이 지금 이에 대해 전혀 내놓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지난해 2월 후쿠시마 제1원전을 방문해 “기술적 관점에서 볼 때 국제관행에 부합한다”고 지지 발언을 했다. 이어 그로시 사무총장은 지난 3월 가지야마 히로시 경제산업상과의 화상회담에서 오염수 처분과 관련 전폭적인 협력 의사를 밝혔다.

이에 대해 커리 변호사는 “불행히도 IAEA는 아주 오랫동안 원자력 업계를 지지하는 입장을 취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비교적 간단한 해결책이 있는데 일본의 결정을 지지한다는 것이 좀 놀라울 따름”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육지에 탱크를 지어서 탱크 안에 그 오염수를 저장하면 된다”며 “돈도 많이 들고 부지도 있어야 하고 공장도 새로 지어야 하지만 비교적 간단한 해결책”이라고 했다. 

▲ 그린피스 한국사무소는 지난해 7월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 정부를 상대로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을 반대하고 계획 철회를 촉구했다. <사진출처=그린피스>

일본 정부는 이날 오전 각료회의를 열고 후쿠시마 제1원전 부지에 저장돼 있는 125만844t의 방사성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그린피스는 즉각 성명을 내고 “이 결정은 후쿠시마 지역, 더 나아가 일본과 한국을 비롯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인권과 이해관계를 철저히 무시한 것”이라며 강력 규탄했다. 

제니퍼 모건 그린피스 사무총장은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다”며 “방류 결정은 유엔해양법협약에 규정되어 있는 일본의 법적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앞으로 수개월 동안 강력한 반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장마리 그린피스 한국사무소 기후에너지 캠페이너는 “오염수 방류 결정에 적극 대응하지 않으면 한국을 비롯 주변국은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한국 정부는 국제해양재판소에 잠정 조치 청구를 즉각 준비하고 실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