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지난 3월 16일 도쿄 주일미국대사관저에서 화상 연설을 하고 있다. 블링컨 국무장관은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과 일본을 방문,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 기시 노부오 방위상이 함께 하는 2+2 회담에 참석했다. <사진제공=뉴시스>

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오염수 방류에 대한 미국의 입장에 대해 14일 “미국 정부의 지지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신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우리의 전통적 동맹국가인 미국의 정부가 일본 정부를 지지하며 편들었다는 사실이 매우 유감스럽다”며 이같이 비판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12일(현지시각) 성명에서 “일본 정부가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긴밀한 협조를 통해 방사능 감시, 복원, 폐기물 처리, 원전 폐로 등을 포함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 후속 처리를 결정했다”며 “국제 안전 기준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트위터에 “후쿠시마 원전에서 나온 처리수를 처리하는 결정을 투명하게 하려는 일본에 감사한다. 일본 정부가 IAEA와 계속 협력하길 기대한다”고 적었다.

이에 대해 신동근 의원은 “일본은 국제사회와 주변국에 대해 제반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 신뢰를 얻는데 실패했다”며 “오염수 방류 결정 과정에서도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북아 주변국들의 입장과 우려는 제대로 고려되지 않고 일방적으로 결정했다”고 반박했다. 

또 미국의 지지 입장에 대해 신 의원은 “만일 캐나다나 멕시코에서 원전 오염수 방류 결정을 하는 상황이었어도 미국 정부가 똑같이 지지 입장을 나타냈을지 회의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신 의원은 “일본은 이번 결정을 철회하고 원전 오염수 처리 문제를 위한 한중일 대화 기구를 구성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신뢰의 진전 없이는 한일관계의 진전이 요원할 수 있음을 일본 정부가 심각히 깨달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국의 입장과 관련 이영채 일본 게이센여학원대 교수는 일관된 미일간 합의이며 미중 대립 속에서의 정치적 결정이라고 말했다. 

이영채 교수는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국제 기준으로 보면 후쿠시마 지역에 대해 더 강력한 대책이 필요하지만 미일 합의 속에 10년간 방치해왔다”며 “이번 오염수 문제는 미국이 다시 일본 편을 들어 준 것”이라고 했다. 그는 “원전정책, 방사능 오염 정책, 오염수 정책까지 일관되게 미일간의 합의라고 봐야 된다”고 덧붙였다. 

또 미중 대립과 관련 이 교수는 “일본을 전면에 세워 중국과 대립시켜야 하는데 일본이 국제적 지위도 약해지면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에 큰 손해를 보는 것”이라며 정치적 결정으로 봤다. 

그는 “3일 후 미일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는데 일본 올림픽 문제와 오염수 문제에 대해 스가 정권은 감사를 표할 것”이라며 “아마 일본이 경제적으로 보답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일본 시민들의 반응과 관련 이 교수는 “10년간 일본 정부의 무대책에 이어 해양 방류로 2번 버림받는 형태가 됐다”며 “일본 어민들과 후쿠시마 주민들이 강력 반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 교수는 “일본 시민단체들도 세계 80여개국 6만4000명의 서명을 일본 국회에 제출했고 국회 앞에서 시위를 시작했다”며 “그러나 일본 주류 미디어들은 크게 보도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에서 발생하는 방사능 오염수의 바다 방류를 결정한 13일 오후 대구 북구 매천동 수산물도매시장에 일본산 가리비가 진열되어 있다. <사진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