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들의 수익용 토지는 늘어가는데 이로인한 수익은 보잘 것 없어 대학재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다보니, 대학들이 ‘땅투기’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울소재 13곳 사립대학 법인의 보유 토지현황을 분석한 결과 수익용 기본재산으로 보유한 토지(지목 ‘대’ 제외)는 여의도 면적의 24.4배인 7,087만㎡(약 2,144만평)에 달한다. 

이들 토지의 총 평가액은 7,197억원에 달하는데 해당 가액의 70%에 달하는 5,036억원 상당의 토지(2,264만㎡)가 수도권에 몰려있다. 또한 한양대 법인이 소유한 제주지역 보유토지 가액은 1,416억원(769만㎡)에 달했다. 

▲ 지목이 ‘대’인 부동산은 제외. 순수익액=법인일반회계 수익액+법인수익사업회계의 일반회계 전출액 <자료제공=유스라인>

서울소재 13곳 사립대학이 수익용 토지에서 발생하는 순수익액은 3억6,000만원에 불과했다. 수익율로 치면 0.1%다. 그 중에서도 경희대, 국민대, 숭실대, 연세대, 한국외대, 홍익대 등 6개 법인의 수익용 토지 순수익액은 0원이다. 

서울의 13곳 주요대학중 가장 수익성 토지를 많이 보유한 곳은 933만㎡(1,900억원)를 가진 한양대인데 수익은 6,000만원에 불과했다. 한양대 보유수익용 토지중 대부분인 1,114억원 상당 토지는 제주시에 소재했다. 

한편, 원거리 교육용 토지를 가장 많이 소유한 대학은 경희대로 1273만㎡를 보유해 교지면적의 7.5배 수준이다. 동국대는 748만㎡로 교지 면적의 9배며, 고려대는 699만㎡를 보유해 교지 면적의 5.3배다. 

이 밖에 국민대 208만㎡, 연세대 142만㎡, 이화여대 115만㎡ 등이다.

원거리 교육용 토지는 거리 제약으로 교육 활동에 사용되는 데 한계가 있다. 대학이 원거리 교육용 토지를 교지 면적 수배 이상으로 과도하게 보유한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원거리 교육용 토지는 캠퍼스가 소재한 광역시나 도를 제외한 지역에 있는 교육용 토지다.

서동용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수익용 토지는 수익을 창출해 대학 재정에 기여하는 것이 목적인데 수익률은 극히 낮아 목적대로 운용되고 있지 않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또한 “수익률이 0%대임에도 평가액이 높은 서울·경기·제주지역 토지를 계속 보유하고 있다는 점은 부동산 투기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라고 말했다. 

▲ 수십년째 방치된 H대학 소유 임야 <사진제공=유스라인>

서울소재 H대학소유 수익용토지. 수십년째 방치돼 있다. H대학의 임야인 경기도 남양주시를 찾았다. 안내판엔 농장이라고 적혀 있지만 1972년 사들인 이후 40년째 그대로 방치돼 있다. 이 마을주민 정 모씨(67)는 “47만 평(155만 4000㎡)인데 여기 보이는 것은 다 학교부지다. 농장이라고 적혀 있지만 수십년째 아무짝에 쓸데없었던 임야였다.”라고 말했다. 사실상 버려지다시피 한 땅이지만 최근 수도권 개발붐에 힘입어 땅값이 서서히 상승하고 있다.

경기도 파주시에도 K대가 소유한 땅이 곳곳에 산재해있다. 총 9000여㎡로 대부분 3,40년씩 활용되지 않은 채 버려져 있다. 마을 주민 이 모씨는 “개발 행위를 하려다 보니 그 앞이 K대 땅이라는 것을 몇 번 봤다. 길이 있는데 그 길이 K대 땅.”이라고 했다.

사립대 법인 147곳이 수익용 기본재산으로 보유한 땅은 200㎢가 넘는다. 시가로 4조 5000억 원대에 달한다. 하지만, 정작 대학들이 땅을 활용해 창출한 수익은 자산가치의  없다시피 하다.

사실상 부동산 투기다. 등록금 인하와 학교 발전을 위해서 쓰라고 수익용 기본재산이 설정돼있는 것인데, 학교 발전이 아니라 재단법인만 배를 불리는 이런 현상이 초래되고 있다고 대학노조 관계자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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