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뉴스닷컴
미디어go
삼성바이오 영장 기각, 조선일보의 ‘오버’[신문읽기] 김태한 삼성바이오 대표 ‘입장 번복’ 쏙 뺀 채 삼성 ‘옹호’
  • 3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  mediagom@gmail.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9.07.22  10:37:28
수정 2019.07.22  10:46:04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

“삼성에 대한 수사는 2년 넘게 계속되고 있다. 그간 압수수색만 20여 차례, 압수수색 당한 장소는 150군데에 달한다 … 이 상황에서 정상적으로 경영 활동을 할 수 있는 기업이 있겠나.” 

오늘(22일) 조선일보 사설 마지막 단락입니다. 제목이 <삼성바이오 영장 기각, ‘꿰맞추기식 억지 수사’라는 뜻 아닌가>입니다. 조선일보가 하고자 하는 얘기는 제목에 다 나와 있습니다. “검찰이 미리 짜놓은 시나리오에 따라 억지로 꿰맞추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겁니다. 

   
▲ <이미지 출처=조선일보 홈페이지 캡처>

회계사기 혐의로 청구된 구속영장 기각 … 그래서 ‘억지 수사’라는 조선일보

사실 이번 구속영장 기각으로 검찰 수사에 차질이 불가피해진 건 맞습니다. 이른바 삼성바이오 회계분식 사건과 관련, ‘증거인멸’이 아니라 ‘회계사기’ 혐의로 청구된 첫 구속영장이 기각됐기 때문입니다. ‘회계사기’ 혐의는 이번 사건의 핵심입니다. 

구속영장이 기각됐지만 그렇다고 조선일보처럼 ‘꿰맞추기식 억지 수사’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제가 봤을 땐 조선일보처럼 주장하는 게 억지이자 무리한 주장인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조선일보는 영장실질심사에서 나온 ‘주목할 만한 부분’을 사설에서 언급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김태한 삼성바이오 대표 등은 기존 주장을 번복했습니다. 오늘(22일) 한겨레가 관련 내용을 자세히 전하고 있는데요, 보도 내용 간단히 인용합니다. 

“김(태한) 대표 등은 영장심사에서 ‘삼성바이오는 실질 가치가 건실한 회사’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부적절한 회계처리가 있었다 해도, 장부상 자본잠식을 피하기 위해 불가피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애초 삼성 주장에서 상당히 후퇴한 것이다 … (중략) 

회계사기 핵심 증거인 내부 문건에서 드러난 것처럼, 삼성에피스의 가치가 급등해 회계처리를 바꾼 게 아니라 ‘삼성바이오의 자본잠식을 피하기 위해’ 회계처리를 변경한 것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과 금융당국이 ‘회계사기’라 판단한 핵심 근거를 상당 부분 인정한 셈이다.” (한겨레 8면 <삼바 김태한 영장 또 기각…검찰 “부적절 회계 인정은 진전”>) 

쉽게 말해 2015년 전까지 미국 합작사 바이오젠이 보유한 ‘콜옵션’의 가치 평가가 불가능했다는 게 삼성 측의 주장이었습니다. 2015년 말에야 가치 평가가 가능해지면서 이를 반영해 회계 기준을 변경했다는 겁니다. 

그런데 지난 19일 열린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심사에서 김 대표가 사실상 입장을 번복했습니다. 이는 지금까지 삼성 측 해명이 사실상 거짓이라는 것을 인정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조선일보, 김태한 삼성바이오 대표 ‘입장 번복’은 왜 쏙 빼나 

한겨레가 오늘 지적했지만 “검찰은 구속 전 피의자심문에서 김(태한) 대표 등이 기존 방어논리를 번복하고 ‘부적절한 회계처리가 있었다’고 인정한 것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영장 기각에도 불구하고 혐의 입증에는 진전이 있었다”는 겁니다. 검찰은 김 대표 등을 추가 수사해 구속영장을 재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조선일보 오늘자(22일) 사설에는 이 같은 내용이 없습니다. 진술 번복도 없고, 그래서 그동안 삼성 측 해명이 거짓으로 드러났다는 부분도 없습니다. “검찰과 금융당국이 ‘회계사기’라 판단한 핵심 근거를 상당 부분 인정했다”는 평가도 없습니다. 

오로지(!) 삼성바이오로직스 경영진 구속영장을 법원이 기각했고, 그래서 ‘검찰의 꿰맞추기식 억지 수사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심지어 김태한 대표 등이 번복한 진술 자체를 ‘모른 척’ 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삼성이 주장해 온 내용을 고스란히 사설에서 반복하고 있습니다. 한번 보시죠.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은 그해(2015년) 7월 주주총회에서 이미 확정됐고, 삼성바이오 회계 방식은 다섯 달 뒤인 12월 결정됐다. 회계 조작을 하려 했다면 합병 전에 하는 게 상식인데 나중에 했다는 것이다. 앞뒤가 맞나.” 

이 정도 되면 해당 사설을 쓴 논설위원이 지난 19일 영장실질심사를 제대로 ‘취재’하지 않았거나 아니면 알면서도 모른 척 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유야 어찌 됐든 제가 보기에 오늘(22일) 조선일보 사설은 부실해도 너무 부실한 사설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 4조5000억원대 분식회계 의혹에 관여한 혐의 등을 받고 있는 김태한 삼성 바이오로직스 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문제 있는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 … 더 문제 많은 조선일보 사설 

사실 저는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에도 문제가 많다고 봅니다. 삼성 측이 그동안 보인 입장을 번복한 데다 ‘부적절한 회계처리가 있었다’는 점까지 일정 부분 인정했는데도 구속영장을 기각했기 때문입니다. 

이번 영장실질심사에서 김태한 대표는 일본과의 무역 분쟁과 국익 등을 언급하면서 눈물까지 보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일각에서 법원이 이 같은 점을 고려해 구속영장을 기각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다른 걸 다 떠나서 삼성 측이 그동안 유지한 입장을 번복하며 새로운 버전을 업데이트 했는데 조선일보는 ‘새 버전’을 놔둔 채 ‘구 버전’을 계속 반복하고 있습니다. 

“삼성에 대한 수사는 2년 넘게 계속되고 있다. 그간 압수수색만 20여 차례, 압수수색 당한 장소는 150군데에 달한다”는 조선일보 사설 내용과 ‘일본과의 무역 분쟁과 국익 등을 언급하며 눈물로 호소한’ 김태한 대표의 모습이 묘하게 겹쳐지는 건 저만의 생각일까요?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고발뉴스_민동기의_뉴스비평 https://goo.gl/czqud3

[관련기사]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 뒤로가기 위로가기
기사 댓글 3
전체보기
  • 왜구박멸 2019-07-22 20:36:11

    자칭 보수들이 툭하면 미국타령하던 데 만약 미국기업이 분식회계하다 걸리면 어떻게 되는지 오히려 그게 더 궁금하다? 그것도 국민연금까지 손해를 보면서 동원이 됐다면신고 | 삭제

    • 프레임은 무슨 얼어죽을넘의 프 2019-07-22 11:50:04

      한국당 '친일 프레임' 발끈..
      황교안 "친일딱지" 나경원 "일본팔이" https://t.co/rCBUlHAXvJ
      황교안 "청와대와 생각 다르면 친일파 딱지, 옳은 태도냐"
      나경원 "2년 내내 북한팔이했던 정권. 이제 일본팔이"

      →☞인간들아 똑바로 알아라 청와대와 생각이 달라서가 아니라
      일제강점기에 이은 노골적으로 경제식민지화 야욕을 드러내는 일본편을 들어주고
      비호하며 우리정부 까는데 혈안이되어 매국행위를 하니까
      친일파라 하는거다!

      정확한 표현은 친일매국노 민족반역자가 맞다신고 | 삭제

      • 토왜와의 전쟁 시작일뿐이다 2019-07-22 11:34:28

        [리얼미터] 文대통령 지지율 51.8%(▲ 4.0%)
        , 8개월여만에 최고치

        민주당 42.2%(▲3.6%p)
        자한당 27.1%(▼3.2%p)

        양당간 격차 15.1%p로 벌어져신고 | 삭제

        “저리톡이 편향적이라고? 근거를 대라”

        “저리톡이 편향적이라고? 근거를 대라”

        지난 8월 미디어 비평 프로그램인 KBS <저널리즘...
        “대북문제, 지금이라도 초당적 협력체제 만들어야”

        “대북문제, 지금이라도 초당적 협력체제 만들어야”

        정확히 1년 전인 2018년 12월 우리나라에서는 ...
        김종대 “비례의석 60석 이하면 연동형 하나 마나”

        김종대 “비례의석 60석 이하면 연동형 하나 마나”

        국회 상황이 한 치 앞을 볼 수 없게 되었다. 지난...
        “JTBC를 제외한 종편 크게 달라지지 않을 듯”

        “JTBC를 제외한 종편 크게 달라지지 않을 듯”

        1일로 JTBC, MBN, TV조선, 채널A 등 종...
        가장 많이 본 기사
        1
        ‘30대 지지율’ 9% ‘절대 안 찍는다’ 44%…황교안의 업적
        2
        ‘PD수첩’ 사과 요구 성명서 낸 법조기자단…주진우 “쪽팔리지 않으세요?” 
        3
        유시민 “A수사관 유족들, 유서도 못봐…검찰 너무 무도해”
        4
        ‘김진표 국무총리설’ 보도 언론에 우상호 “자기들이 대통령인가?”
        5
        언론, ‘윤석열과 호흡’ 운운.. “법무장관이 검찰총장 참모냐?”
        6
        “대검 검사들 청와대를 굴복시킨다던데...” 여성 前검사의 일침
        7
        윤석열 7개월째 ‘패트수사’ 뭉기적…“고의라면 국기문란죄”
        8
        김남국 “공소장변경 불허에 판사·검사 얼굴 붉히고 고성 오가”
        9
        “조국은 어디에?”..애타는 조선일보의 스토킹, 해도해도 너무한다
        10
        재판부 “왜 삼성바이오 기소 안하냐”에 검찰 대답 못한 이유
        go발뉴스 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시 마포구 성산동 200-115  |  대표전화 : 02-325-8769  |  팩스번호 : 02-325-8768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영우
        사업자등록번호 : 105-87-76922  |  정기간행물ㆍ등록번호 : 서울 아 02285  |  등록일: 2012년 10월 9일  |  발행/편집인 : 김영우
        공식계좌 : 국민은행 090501-04-230157, 예금주 : (주)발뉴스
        Copyright © 2012 go발뉴스닷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balnews21@gmail.com
        저희 ‘go발뉴스’에 실린 내용 중 블로거글, 제휴기사, 칼럼 등 일부내용은 ‘go발뉴스’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